[국제] 491년 역사 깨졌다…英 성공회 첫 여성 대주교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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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성공회 신도 8500만명을 이끄는 영국 성공회(국교회)의 최고 성직자 '켄터베리 대주교'로 지명된 사라 멀랠리(63). AFP=연합뉴스
전 세계 성공회 신도 8500만명을 이끄는 영국 성공회(국교회)의 최고 성직자 자리에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지명됐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찰스 3세 영국 국왕은 아동 성 학대 사건 은폐 의혹으로 물러난 저스틴 웰비 전 대주교의 후임으로 사라 멀랠리(63) 런던 주교를 캔터베리 대주교로 지명했다.
캔터베리 대주교는 영국 성공회의 실질적 수장으로서 세계 성공회의 영적 지도자로서의 상징성을 지닌 자리다. 영국 국교회를 여성이 이끄는 것은 1534년 헨리 8세 국왕이 로마 가톨릭과 결별하며 성공회를 세운 이후 491년 만에 처음이다.
2003년 임명된 웰비 전 대주교는 교회 관련 활동을 하던 변호사의 수십 년 간 아동 성 학대 의혹을 알고도 은폐했다는 의혹으로 지난해 11월 사임했다. 조너선 에번스 전 영국 보안국(MI5) 국장이 이끄는 왕실추천위원회(CNC)는 웰비 사임 이후 약 1년 간 후임자를 검증해 멀랠리를 찰스 3세에게 추천했다.
간호사 출신인 멀랠리는 2002년 사제로 서품된 뒤 2018년 여성 최초로 영국 성공회 서열 5위에 해당하는 런던 주교에 오른 바 있다.그는 동성 커플 축복을 지지하는 등 진보적 입장을 표명해 왔다.
멀랠리는 지명 직후 성명을 통해 “생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취약한 이들을 돌보며 모두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교회를 만드는 것이 나의 소명”이라고 밝혔다.
멀랠리는 2026년 1월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착좌식을 하고 공식적으로 대주교 직무를 시작한다. 이후 영국 왕실이 참석하는 즉위식이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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