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英 법원, ‘9조대 비트코인 사기’ 중국인 여성 유죄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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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모형. 뉴스1

12만명이 넘는 피해자들에게 투자 사기를 저지르고 50억 파운드(약 9조46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 6만여 개로 바꾼 뒤 도주한 중국인 사업가가 영국 법정에서 유죄를 시인했다.

1일(현지시간) BBC 등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중국 국적의 사업가 첸즈민(47)이 런던 사우스워크 형사법원에 출석해 암호화폐 불법 취득·소지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또 다른 공범 센 혹 링(말레이시아 국적)도 자금세탁 공모 혐의로 기소돼 같은 법정에서 유죄를 시인했다. 앞서 또 다른 공범 원젠(44)은 지난해 범죄 조직 가담 혐의로 징역 6년 8개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런던 경찰청에 따르면 ‘야디 장(YadiZhang)’이라는 별칭으로도 알려진 첸즈민은 2014~2017년 중국에서 12만8000명 이상의 피해자를 상대로 투자 사기를 벌인 뒤 받아낸 돈을 비트코인으로 바꿔 은닉했다.

첸즈민은 피해자들 사이에서 ‘부의 여신’으로 불렸으며, 피해자 다수는 50~75세 고령층이었다. 이들은 배당과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첸의 홍보에 속아 수십만 위안에서 많게는 수천만 위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첸즈민은 위조 신분증으로 중국을 빠져나와 영국에 도주한 뒤 범죄 수익을 부동산 구매 등을 통해 세탁하려 시도했다. 영국 경찰은 제보를 받아 중국 사법당국과 협력해 7년에 걸쳐 추적 수사를 진행한 끝에 그를 체포했다.

수사 과정에서 런던 경찰은 현재 시세로 50억 파운드 이상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6만1000개를 회수했다. 공범 원젠으로부터도 3억 파운드(약 5700억원) 상당의 비트코인이 압수됐다. BBC는 단일 사건으로 당국에 압수된 암호화폐로는 전 세계 최대 규모로 보인다고 전했다.

첸즈민의 변호인 로저사호타는 “피고인이 유죄를 인정한 것은 2017년부터 보상을 기다려온 피해자들에게 위로가 되길 바라는 취지”라며 “암호화폐 가치가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피해자 보상에 충분한 자금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첸즈민과 센 혹 링에 대한 선고 공판은 오는 11월 10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법원은 센 혹 링으로부터 1620만 파운드(약 307억원)를 환수하는 절차에도 착수했으며, 환수액은 선고 시 암호화폐 시세에 따라 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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