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책 읽고, LP 듣고, 공연도 본다…'도세권'으로 확 뜬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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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강동숲속도서관 2층 한쪽 전면에 설치한 6m 높이의 ‘최재천의 서재’를 이수희 강동구청장이 소개하고 있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직접 기증한 과학 서적을 모아뒀다. 문희철 기자
서울 강동구가 ‘도세권(圖勢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세권은 도서관 이용이 편리한 생활권이라는 의미로 사용하는 용어다.
대규모 재건축·재개발을 활발히 진행한 강동구는 30·40세대 인구 유입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를 고려해 서울 강동구는 다양한 문화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도서관을 신축하고 있다. 과거 독서 공간의 기능만 하던 도서관은 최근엔 지역 복합문화공간 역할까지 담당하면서 문화생활을 중시하는 주민에게 중요한 주거 인프라로 부상하면서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30·40대 주민들이 최근 개관한 도서관에 대한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자치구 최대 규모 강동중앙도서관

서울 강동구 강동중앙도서관 카르페 디엠 섹션을 소개하는 이수희 강동구청장. 36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대형 독서테이블이 인상적이다. 문희철 기자
실제로 서울 강동구는 최근 강동 구립 도서관 2개를 연이어 개관했다. 우선 서울 강동구 양재대로에 자리 잡은 강동중앙도서관은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인문·예술 특화 공간을 갖춰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지 않더라도 예술을 직접 체험하며 도서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다.
연면적 1만2056㎡ 규모인 강동중앙도서관은 12만권의 장서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개관 당일 단 하루 만에 방문자 수 9004명, 도서 대출 권수 9434권을 기록했다.
강동중앙도서관 관계자는 “국립·시립 도서관을 포함해 서울 소재 도서관의 평균 장서는 7만8000권이지만, 강동중앙도서관은 개관 시점부터 12만권의 장서를 보유했다”고 말했다.
층별로 눈길을 끄는 특화 공간도 마련했다. 1층 어린이자료실엔 100여 종의 재료·도구로 어린이들이 자유롭게 창작 활동을 할 수 있는 ‘어린이작업실 모야’가 있다. 2층엔 500여종의 LP·CD를 감상할 수 있는 ‘소리곳’이, 3층에는 필사 공간 ‘생각곳’을 배치했다. 필사는 글을 손으로 직접 베껴 쓰는 작업으로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에게 인기다.
2층에 위치한 ‘카르페 디엠(Carpe diem)’ 방은 36명이 동시에 앉을 수 있는 대형 독서 테이블을 갖췄다. 온전히 독서에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또 일반적인 도서관 분류법을 적용하는 대신, 고전부터 현대문학까지 명저 5000여권을 한곳에 모아뒀다. 누구나 한 번쯤 읽고 싶었던 책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다.
미국 앤아버공공도서관, 도서문화재단 씨앗, 저스피스 재단과 협약을 체결해 각 기관 추천 도서를 전시한 ‘우리 도서관의 친구들’ 큐레이션 코너도 운영하고 있다.
강동중앙도서관은 아트센터 수준의 고품격 공연·강연도 매주 진행한다. 지난 8월 31일 김영하 소설가를 시작으로 매주 토요일 다양한 분야의 명사 특강이 이어진다. JTBC 경연 프로그램 팬텀싱어로 이름을 알린 김민석 테너가 참여한 디토 오케스트라 공연도 열린 적이 있다.

서울 강동구 강동중앙도서관 전경. [사진 강동구]
핫플 자리매김한 강동숲속도서관

숲으로 둘러쌓인 서울 강동구 강동숲속도서관 전경. [사진 강동구]
서울 강동구는 별도로 지난 5월 고덕동에 강동숲속도서관을 개관했다. 이름처럼 이 도서관은 공원과 바로 인접해 전 층에서 숲을 조망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 도서관이다. 숲 전망의 통창 앞에 앉아 독서·음악 감상을 감상할 수 있다. 거주지와 공원, 도서관이 이어지는 입지를 활용해 ‘숲 해설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덕분에 강동숲속도서관은 소셜미디어에서 이른바 핫플(hot place·인기 있는 장소)로 부상하고 있다는 것이 이수희 강동구청장의 설명이다.
2층 한쪽 전면엔 6m 높이의 ‘최재천의 서재’를 마련했다. 생태학자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가 기증한 도서 1200여권을 열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강동숲속도서관은 과학 특화 도서관으로 운영 중이다. 어린이도 쉽고 친근하게 과학을 놀면서 배울 수 있도록 과학기술 기반 첨단 미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인공지능(AI) 교육 전문기관 LG디스커버리랩과 협약을 맺어 코딩과 로봇 원리를 배울 수 있는 ‘큐블렛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태양계 행성 조형물을 설치했다. 아이스크림 로봇, AI 안내 로봇 ‘클로이’ 등 첨단기기를 활용한 체험공간도 곳곳에 마련했다.
이수희 구청장은 “강동숲속도서관·강동중앙도서관은 숲과 과학, 책과 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독서문화 플랫폼”이라며 “단순한 도서관이 아닌 인문·예술·문화 수준을 높이는 강동구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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