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日 첫 女총리 예약 다카이치, 야스쿠니 참배엔 "적절히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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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권당 자민당에서 사상 첫 여성 총재가 탄생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계승을 내세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4)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4일 일본 도쿄 자민당사에서 열린 총재 선거에서 새 총재로 선출됐다.
이변이 없는 한 다카이치는 오는 15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총리 지명 선거를 거쳐 이시바 시게루(石破茂·68) 총리에 이은 신임 총리직에 오른다.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가 되는 셈이다. 당선 직후 굳은 표정으로 연단에 오른 다카이치 새 총재는 “자민당의 새로운 시대”라는 단어를 꺼내 들며 “힘을 합쳐 해야 할 일이 산처럼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약속을 지키겠다”며 “이제 워라밸은 없다. 일하고, 일하고, 일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단에 오른 다카이치의 발언에 의원들 사이에선 웃음소리와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4일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새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이 당선 소감을 밝히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총재 선거에서 이비사 시게루 총리에게 막판 역전을 당한 것과 달리 이번 선거에서 다카이치는 끝까지 뒷심을 보여줬다. 당원과 당우, 의원표를 합해 1차 선거에서 1위(183표)를 하며 일본 첫 40대 총리에 도전한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164표) 농림수산상을 19표로 따돌렸다. 이어 의원표(294표)와 도도부현표(47표)로 치러진 결선투표에서 다카이치는 총 185표를 얻어내며 고이즈미(156표)와의 격차를 1차 투표보다 많은 29표로 벌리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사실상 일본에서 다카이치 정권이 출범하게 되면서 한·일관계에도 긴장감이 돌게 됐다. 자민당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해 한국에선 ‘극우 성향’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총재 선거 출마 때와 달리 이번 선거에선 태평양전쟁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에 대한 질문에 “적절히 판단하겠다”고 한발 물러났지만 야스쿠니에 대한 의미는 강조한 바 있다. 대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소중한 존재로 감사의 마음은 변치 않는다”며 야스쿠니 신사를 평화를 기원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참배 가능성을 배제하진 않은 셈이다. 그는 올해 일본의 패전일(종전일)인 8월 15일에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4일 자민당 새 총재로 선출된 다카이치 사나에 전 경제안전보장담당상과 손을 맞잡고 있다. 다카이치 새 총재는 이변이 없는 한 15일 열리는 임시국회에서 새 총리로 지명된다. EPA=연합뉴스
일각에선 다카이치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트럼프 관세 등을 감안해 개선 기조의 한·일 관계 흐름을 거스르지 않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분석도 나온다. 다만 다카이치는 출마회견에서 “한·미·일 협력”을 제외하곤 한국을 단 한 차례도 언급하지 않아 다카이치 정권 출범에 따른 한일관계 향방은 내각(국무회의) 구성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다카이치는 방위력 강화는 물론 외국인 문제를 담당하는 사령탑을 설치해 불법체류자나 외국인 토지 취득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하는 등 외국인 규제에 대해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소견 발표 연설에선 자신의 고향인 나라(奈良)의 명물인 사슴을 ‘외국인이 발로 걷어찬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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