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결선에서 질 줄 알았는데”…지역민심에 놀란 의원들 다카이치에 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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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신임 총재가 4일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축하를 받고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63·) 경제안전보장담당상의 자민당 새 총재 선출은 일본 정치 구조에서 예상하지 못한 이변이다. 자민당 의원들 사이에서 지지세가 약한 다카이치가 1차 투표에선 이기더라도, 결선에선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44) 농림수산상에 패하리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일본 언론은 다카이치의 승리 원인을 ‘엄중한 지역 민심’에서 찾고 있다.
4일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개최한 제29대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는 183표,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164표를 각각 얻어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 1차 투표는 자민당 의원 투표와 전날 마감된 당원(당비 납부 일본 국적자)·당우(자민당 후원 정치단체 회원) 투표를 합해서 산출한다.
숫자상으로는 다카이치의 득표수가 많지만, 다카이치는 의원표를 64표 얻는데 그쳐 의원 80표를 받은 고이즈미에 비해 결선에서 불리했다. 결선 투표는 의원 295표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 47표를 합쳐서 산출하기 때문에 국회의원 표의 영향력이 커진다.

4일 도쿄 시내의 텔레비전 모니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새 자민당 총재 당선 결과가 나오고 있다. 교도통신=연합뉴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의원 투표가 시작되기 전 도도부현별 당원표 결과 수치가 돌면서 흐름이 변했다고 전했다. 다카이치가 당원·당우표를 119표나 얻어 84표에 머무른 고이즈미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2027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의 이탈 우려가 커지고 있고,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일본인 퍼스트’를 내세운 참정당(參政党)이 약진하는 등 자민당의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나온 결과다.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의원들은 지역구에 돌아가면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질문을 받는다. ‘지역의 뜻’에는 무게감이 있다”고 했다. 의원들이 지역민심을 거스를 수 없었다는 얘기다.
여기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전 총리가 이끄는 아소파 의원들에게 “당원 표를 많이 받은 후보를 지지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한다. 의원 43명이 소속된 아소파 의원들에게 사실상 다카이치를 총재로 추대하란 뜻이었다.
또한 아소 전 총리와 친분이 있는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전 자민당 간사장 측 의원들이 가세하고, 고바야시 다카유키(小林鷹之) 전 경제안보상 진영 중 보수 정책 중시파,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 진영 중 당원중시파가 합류하면서 ‘다카이치 총재호’를 출범시켰다.
다만 여전히 파벌 중심의 일본정치 구조가 드러났다는 지적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파벌이 자기네가 키운 총재 후보를 밀어 올리는 선거는 아니었다”면서도 “여전히 각 진영이 파벌·옛 파벌의 수장에 의지하는 구조가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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