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양파도 깐마늘도 40% 더 싸다, 이 가게 할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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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앞두고 2일 오후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뉴스1
할리스커피는 지난 8월 18일부터 3일간 여름철 인기 음료인 수박주스를 2000원 할인한 4900원에 판매했다. 수박 한 통의 평균 소매 가격이 3만원을 돌파하는 등 ‘금수박’ 논란이 한창이었지만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해 산지에서 저렴하게 구매한 덕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온라인 도매시장 참여자에게 주는 마케팅 지원금도 받았다. 할리스커피를 운영하는 KG케미칼의 최윤철 농산물유통팀장은 “이벤트 전 3일간 대비 수박주스 매출액이 72% 상승했다”며 “ 내년엔 수박뿐 아니라 딸기 등으로 온라인 직거래 규모를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 등 영남지역에서 13개 매장을 운영하는 대형 식자재마트 ‘메가마트’는 지난달 11일부터 소비자에게 깐마늘은 36%, 양파는 4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깐마늘 700g에 6960원, 양파 2.4kg에 4480원이다. 선윤원 메가마트 본부장은 “마늘과 양파 약 1억9500만원 어치(297만kg)를 온라인 도매시장에서 구입해 원가를 절감한 덕”이라며 “고객에게 실질적인 할인 혜택을 제공한 건 물론 판매량 상승으로도 이어졌다”고 말했다.
6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온라인 도매시장을 통해 거래된 과일ㆍ채소(청과) 기준으로 소비자 구매금액이 4.9% 감소했다. 반면 농가수취금액(농산물을 판 농가가 실제 가져가는 돈)은 3.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탁수수료, 중간 유통 마진, 물류 개선 등을 통해 과일ㆍ채소의 오프라인 거래 대비 유통 비용률(소비자 가격에서 유통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7.5%포인트(15.7%→ 8.2%) 절감한 효과다. 이외에도 물류 이동 거리를 83만9862km 단축하고, 탄소 배출을 17만4924.3kg 줄였다고 농식품부는 추산했다.
aT에 따르면 농산물 전 품목을 기준으로 소비자 가격에서 생산자 몫을 뺀 유통 비용 비율은 2023년 기준 49.2%로 10년 전보다 4.2%포인트 높아졌다. 소비자 가격이 1000원이면 유통업체가 492원을 가져간다는 뜻이다. 정부는 온라인 도매시장을 활성화해 유통 비용 비율을 2030년까지 10%포인트 낮춘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도매시장 거래액을 올해 1조원에서 2030년 7조원, 거래 비중도 6%에서 50%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지난 6월 기준 온라인 도매시장 이용자(판매+구매) 수는 4638개소다.
하지만 농가가 고령화하는 추세인 데다 소농 중심이다 보니 디지털 활용 역량이 부족하다는 게 한계로 꼽힌다. 그간 농협이나 도매법인에 판매를 위탁해왔는데 직접 온라인에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하는 게 어려울 수 있어서다. 포장ㆍ물류 등 비용도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온라인의 비대면 특성으로 판매자와 구매자 간 거래 신뢰도가 부족해 도매 거래에 비해 지속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도 문제다.
정부는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거래중개인을 육성하고, 경매ㆍ역경매 등 다양한 거래 방식을 통해 농가의 거래 선택권을 확대할 예정이다. 우선 산지-소비지 직거래, 거래교섭ㆍ경매 진행과 분쟁 대응 등을 지원하는 거래중개인 제도를 도입한다. 직접판매자 가입기준을 완화(기존 20억원→ 면제)해 농가 참여를 유도하고, 디지털 교육ㆍ맞춤형 컨설팅을 통해 참여 역량 강화 지원도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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