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할인으로 버티던 현대차 앞에…EV6보다 싼 테슬라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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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Y 스탠더드

테슬라가 보급형 전기차를 새로 출시하며 세액공제가 끝난 미국 전기차 시장에 가격 경쟁의 불을 붙였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다양한 옵션을 내세웠던 현대차·기아로선 테슬라와 가격을 두고 겨뤄야하는 상황에 맞닥뜨렸다. 대미 수출관세(25%)에 이은 새로운 난관에 직면한 셈이다.

테슬라는 7일(현지시간)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와 전기세단 모델3의 보급형인 ‘스탠더드’ 트림을 공개했다. 모델Y 스탠더드의 현지 판매가는 3만9990달러(약 5700만원)로 기존 모델Y 롱레인지 후륜구동(RWD) 모델(4만4990달러)보다 5000달러 싸다. 모델Y 스탠더드는 최대 주행가능거리가 516㎞로 기존 575㎞(EPA 기준)보다 줄었다.

전장·전고 등 외형과 내부 공간은 그대로지만 실내외 옵션 수준이 낮아졌다. 가죽 시트는 직물로 변경됐고 좌석 통풍 기능도 빠졌다. 기본으로 장착되는 휠 역시 19인치에서 18인치로 작아졌다. 2열 터치스크린도 빠졌고 스티어링 휠과 사이드 미러도 수동으로 조절해야 한다. 모두 원가절감을 위한 조치다. 모델3 스탠더드도 판매가 3만6990달러(약 5271만원)로 기존(프리미엄)보다 5500달러 저렴하다.

테슬라의 보급형 모델은 미국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부담을 낮추기 위한 전략 상품에 가깝다. 미국은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최대 7500달러의 전기차 구매 세액공제를 폐지했다. 이에 자동차 구매 수요가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미국 오토모티브뉴스는 “테슬라는 가격 압박에 직면한 신차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3만달러대 테슬라 전기차는 현대차·기아에 적잖은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당장 차량 가격이 역전됐다. 기아 EV6(미국 판매가 4만2900달러)는 그간 모델Y보다 저렴했지만, 이제 보급형 모델Y보다는 비싸졌다. 이에 현대차는 아이오닉5를 최대 9800달러 파격 할인하는 등 새로운 방침을 내놨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자문위원은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마진을 줄이는 버티기 전략이라, 장기적으론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7일(현지시간) ‘현대차, 구애 공세에도 트럼프는 냉담’이라는 기사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미국 투자 발표의 효과가 거의 없었다고 분석했다. WSJ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적극적인 행보로 트럼프 행정부를 달래기를 기대했지만, 지금까지는 ‘뼈아픈 오판(painful miscalculation)’으로 보인다”며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의 조지아 배터리 공장 급습은 세계 3위 자동차업체가 1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달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지만 얻은 성과가 거의 없었음을 보여준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WSJ에 따르면 조지아 구금 사태 이후 현대차그룹은 26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공개적으로 재확인하면서 한국 정부로부터도 질책을 받았다고 한다. WSJ는 “한국 정부로선 (현대차의 방식이) 트럼프 행정부와 협상에서 한국의 협상력을 약화할 위험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WSJ은 또 정 회장이 농구 팬이며, 직원들과 회식후 노래방에서 퀸의 노래 ‘라디오 가가’를 부르는 등 친화적인 성격이라고 전했다. 정 회장이 지난해 6월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의 방한 당시 제주~서울 이동에 자신의 전용기를 빌려준 일화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현대차그룹이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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