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총리 투표서 다카이치 안 쓸 것"…日 새 정권 출범 앞 연립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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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새 정권 출범을 앞두고 26년 역사의 자민당과 공명당 연립정권이 위기에 놓였다. 연립여당의 역사를 지켜오던 공명당이 자민당 방침에 이견을 보이면서 ‘연립이탈설’까지 나오고 있다.
9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斉藤鉄夫) 대표는 전날 인터넷 방송에서 자민당과의 연립 합의가 결렬되면 임시국회에서 치러지는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새 총재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999년부터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이루고 있는 공명당이 이번 총리 지명선거에서 다카이치 새 총재를 지지하지 않으면 총리 지명이 무산될 수 있다.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한 다카이치 사나에 새 자민당 총재. AP=연합뉴스
사이토 대표는 “연립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카이치 사나에’라고 적지 않는 것이다”라며 총리 지명 선거에서 지지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강경 자세를 보였다. 지난 4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 선거 이후 공명당은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비롯해 자민당을 위기에 빠뜨린 옛 아베파의 정치자금 스캔들, 과도한 외국인 배제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공명당은 기업과 단체의 기부금 규제 강화 등을 요구하고 있지만, 자민당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연립정권 합의는 난항을 보이고 있다. 사이토 대표와 다카이치 총재는 10일 오후에 재차 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자민당과 공명당과의 불협화음이 이어지면서 총리 지명 선거 일정도 불투명해졌다. 당초 일본 정부는 오는 15일 임시국회를 열어 총리 지명선거를 치를 계획이었지만 일정은 20일 이후로 미뤄지는 모양새다.
야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이 중의원(하원)과 참의원(상원)에서 모두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상황으로 야당이 결집하면 정권 탈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의원에서 자민당은 196석, 공명당은 24석을 보유하고 있다. ‘자공 연립’이 이어진다면 다카이치 새 총재가 확보한 의석수는 220석이 된다. 여기에 일본유신회(35석)를 보태거나 국민민주당(27석)이 가세하면 다카이치 총리가 탄생할 수 있다. 하지만 지지통신에 따르면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국민민주당은 이날 연립정권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국민민주당의 다마키 대표에게 ‘단일화’를 제안하는 등 야당 결집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공명당이 연립에서 이탈할 경우 야당이 단일화를 이루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러브콜’을 받은 다마키 대표가 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뜻을 시사하면서 야당 결집은 쉽사리 성사되지 않을 가능성이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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