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뉴스1

연휴 마지막날인 9일, 여야는 추석 밥상 민심을 정반대로 평가하며 날 선 공방을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범 처벌과 내란당 해체”를,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여당에 대한 불안과 불만”를 추석 민심의 요체로 지목했다.

민심 공방에 먼저 불을 당긴 건 정청래 민주당 대표다. 정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추석 민심’ 제목의 글을 시리즈로 올려 국민의힘을 정조준했다. 연휴 기간 동안 민주당 지지자가 “내란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을 텐데 너무 뻔뻔하고 염치없다. 빨리 해체시키지 않고 뭐하고 있느냐”고 했다며 “민주당도 요즘 답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적었다. 정 대표는 또 호남 추석 인사 도중 “이러다가 윤석열 풀려나게 생겼다. 내란범들은 확실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고, 마포 지역구에서 30대 여성에게 “검찰청이 해체돼 좋긴 한데, 검찰개혁이 불안하다. 이번에 못하면 민주당이 폭망한다”는 당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페이스북에 “내란당은 너무 뻔뻔하고 염치없다”는 민주당 지지자의 말을 추석 민심으로 전했다. 정청래 대표 페이스북 캡쳐

그러면서 정 대표는 마포구 망원시장 상인이 정부가 시행한 민생지원금을 두고 “덕분에 장사가 잘 된다. 매출액이 30%늘었다”며 “자주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모두 민주당이 주장하는 ‘개혁 입법’을 지지하고 정부 정책을 옹호하는 내용들이다.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내란을 청산하라, 민생경제를 회복하라는 것이 민주당에 대한 추석 민심의 요구”라며 “이재명 정부 지난 4개월에 대한 추석 민심의 평가는 ‘앞으로의 4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 대한민국 정상화의 시간”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어 “추석 명절에 드러난 민심은 딱 한 마디로 정말 어렵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주장한 추석 민심은 “민심이 아니라 청심(淸心·정청래 대표 의중)”이라면서 한 말이다. 장 대표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도 “불편, 불안과 불만만 가득한 한가위였다”며 “이 모든 불안의 원인은 이재명 정권의 총체적 무능과 오만”이라고 주장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장 대표는 간담회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민생을 생각한다면 여당부터 제대로 잡아야 한다. 이번 추석 연휴에 여당이 한 일은 대통령의 예능 출연을 비호하고 미화하고, 야당을 고발한 일밖에 없다”고 민주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특히 “국민은 이 대통령은 물론 정청래, 추미애와 같이 막 사는 광기 남매를 보는 게 불편하다”며 “요즘 이 두 사람은 대통령의 말도 듣지 않는 것 같다. 벌써 대통령의 레임덕이 온 것 같다”고 정 대표와 추미애 법사위원장을 직격했다.

장 대표가 이날 “가장 시급한 문제인 관세협상을 함께 해결하자”며 “여야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 국무총리, 통상 관련 장관이 참여하는 관세협상여야정 협의체를 제안한다”고 밝혔지만, 관세협상의 상세한 내용을 야당에 공유하는 것을 조건으로 들고 있어 실제 협의체가 출범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장 대표는 이날 정부의 소비쿠폰 사업을 두고서도 “미래 세대가 부담해야 할 국가 채무가 늘고 있다”며 “민생과 미래를 위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재정 준칙을 도입하자”고 촉구했다.

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6일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했다. 사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