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74㎡ 분양가가 19억, 잠실보다 비싼 동작 신축 아파트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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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이 치솟으며 수도권 주요 지역의 아파트 분양가격도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다. 9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오는 15일 1순위 청약에 나서는 서울 사당동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은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격이 21억~22억원대로 나왔다. 74㎡는 19억원대, 59㎡는 17억원대다. 인근 준공 8년 차 아파트인 ‘래미안 로이파크’ 84㎡가 최근 20억6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2억 비싸게 나왔다. 통상 분양가격이 시세 대비 10~20% 저렴하거나 비슷하게 책정되는 전례와 비교하면 이례적이다.

박경민 기자
특히 74㎡ 분양가격은 지난달 서울 신천동에서 분양한 ‘잠실 르엘’보다 비싸다. 잠실 르엘 74㎡ 분양가는 18억6000만~18억7000만원대였다. 실수요자 사이에선 “어떻게 한 달 사이에 동작구 아파트가 송파구보다 비싸질 수 있느냐”는 자조가 나온다. 또 1년 전 분양했던 방배동 ‘디에이치 방배’ 84㎡ 분양가가 22억원대였던 것을 고려하면, 동작구 신축 아파트 ‘국민평형’ 분양가격이 1년 만에 강남권에 다다른 셈이다.
우선 이 같은 역전 현상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무가 갈랐다는 지적이다. 강남3구·용산구는 분양가 상한제 지역으로 말 그대로 분양가 상한선 내에서 분양가가 책정된다. 이에 반해 동작구 같은 비규제지역은 조합이 시세와 공사비, 마진 등을 감안해 시공사와 협의해 분양가격을 자율적으로 책정한다.
업계에선 고분양가에도 ‘힐스테이트 이수역센트럴’이 완판될 것으로 예상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수요자들은 공급 부족으로 집값이 더 비싸질 거라고 보고 있다”며 “최근 서울 아파트값 급등세, 앞으로 신축 아파트에 대한 희소성 등으로 1순위 마감은 무난하게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경기도 광명시에서 분양한 ‘철산역 자이’도 국평 분양가가 1년 전보다 3억원가량 뛴 15억원대로 나왔지만, 313가구 일반분양에 1만1880명이 몰리며 1순위에서 전 평형이 마감됐다. 경기도 과천시 ‘디에이치 아델스타’도 84㎡가 24억원대로 나왔지만 모두 완판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유동성이 자산시장으로 쏠리고 있다. 대출을 조이고 분양가격이 올라도 자금력 있는 수요가 이를 받아내고 있다”며 “반면에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은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 정부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대로 지방은 약세가 이어지며 수도권과 지방의 아파트값 격차는 17년 만에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이런 양극화의 핵심 요인으론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꼽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7월 기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는 수도권이 152, 지방이 105.2로 집계됐다. 2017년 11월(100)을 기준으로 비교해 산출한 수치다. 수도권 지수는 지방 대비 1.445배로, 2008년 8월(1.455배) 이후 가장 높다. 수도권 집값이 지방보다 45% 비싸다는 의미다.
앞서 KB부동산 조사에도 지난 8월 기준 전국 아파트 가격의 상·하위 20% 격차(5분위 배율)는 12.1배로 나타났다.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08년 12월 이후 최대치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한 채 값으로, 경북 김천 ‘신한양’ 아파트를 100채 넘게 살 수 있는 셈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9·7대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수도권 핵심지와 지방 거점을 동시에 육성하는 다핵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구원은 “지역별 여건에 맞게 도시를 정비하고 공공임대주택을 늘리는 한편, 지역별로 다른 금융·세제·규제 설계를 담은 종합 패키지 정책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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