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웃는데, 현대차 운다…엇갈린 3분기 실적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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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 컨테이너가 선적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가 지나면 대기업의 3분기(7~9월) 실적 발표 시즌이다. 때로 덥다가, 서늘한 요즘 날씨처럼 업종별로 실적 온도 차가 클 전망이다.

수출 주력 업종인 반도체는 ‘맑음’이다. 9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9조8900억원이다. 2분기 ‘저점’을 찍고 완연히 반등하는 모양새다. 영업이익 10조 원대 복귀를 내다보는 증권사도 많다. 고전하던 반도체 사업이 D램을 중심으로 기지개를 켜는 데다 모바일 실적도 탄탄한 덕분이다.

4분기 전망도 밝은 편이다. 엔비디아가 최근 삼성의 HBM3E(5세대) 12단 제품의 품질 개선을 인정했고, 경쟁의 축이 6세대인 HBM4로 옮겨가고 있어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2016년 이후 9년 만에 장기 실적 개선 추세 진입을 예상한다”며 “2026년 엔비디아 HBM4 공급 다변화에 따라 (삼성이) 직접적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엔비디아 최대 수혜주인 SK하이닉스의 영업익 컨센서스도 10조8300억원에 달한다. 전년 동기 대비 54.1% 늘어날 전망이다.

이 밖에도 ‘수퍼 사이클(초호황)’을 이어가는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실적 전망이 밝다. HD현대중공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7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132.6% 증가할 전망이다. 한화오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96.4% 급증한다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100억원이다. 3분기 기준으로 4년 만에 흑자 전환할 전망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적자 사업인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사업을 중단하는 등 원가 개선에 주력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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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하지만 전체 상장사 영업이익의 30%가량을 차지하는 반도체 등 일부 업종의 ‘착시’를 경계해야 한다. 미국발(發) 25% 관세 부과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가 대표적이다. 현대차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조67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5.2% 줄어든다고 전망했다. 2022년 3분기 이후 3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김성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까지 재고로 대응했지만, 3분기부터는 미국 현지 생산량을 제외하고 관세 부담을 온전히 떠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마찬가지로 관세 부담, 글로벌 수요 위축에서 자유롭지 않은 LG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00억원이다. 전년 동기 대비 20.1% 줄어들 전망이다. 2차전지(배터리)는 국내 ‘빅3’ 중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삼성SDI와 SK온이 적자를 지속할 전망이다. ‘해킹’ 악재가 덮친 통신업계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3사의 3분기 합산 영업이익이 1조원을 밑돌 전망이다. SK텔레콤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4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전년 동기 대비 91.5% 감소할 전망이다.

3분기 실적은 단순한 분기 성적표를 넘어선다. 3분기부터 미국의 관세 부과 영향이 본격화한 만큼 트럼프 시대 수출 경쟁력을 확인하는 가늠자라서다. 장상식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미국과 관세 협상에서 최선의 합의를 끌어내야 하고, 기업은 수출 다변화와 비용 절감을 통해 관세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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