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역·김 성분으로 화장품 개발”…해양바이오 산업 본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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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에 들어있는 후코이단 성분은 혈액 응고를 막고 항균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염증을 막거나 보습 기능도 있다고 한다. 충남 서천군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생태산단)에 입주해 있는 한 업체는 후코이단 성분으로 화장품을 개발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김·감태 등 해조류에서 추출할 수 있는 엑소좀 성분은 염증을 완화하고 상처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고 한다. 역시 장항산업단지 기업은 엑소좀 성분을 활용한 기능성 화장품을 만들고 있다.

충남 서천군에 최근 문을 연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에서 연구원들이 실험을 하고 있다. 사진 서천군
서천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 개관
이처럼 해조류·미세조류 등 해양생물에서 다양한 성분을 추출해 화장품·식품·의약품 등을 연구 개발하고 지원하는 시설(해양바이오 클러스터)이 충남 서천에 조성 중이다.
11일 충남도와 서천군에 따르면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가 최근 서천군 장항국가산업단지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충남도가 추진하는 서해권역 해양바이오 클러스터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한다. 이 시설은 347억 원을 투입해 지상 3·지하 1층에 연면적 6199.7㎡ 규모로 지었다. 시설 운영은 충남테크노파크가 맡으며 상주 근무 인원은 현재 5명이다. 충남도는 앞으로 4명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이곳은 연구동과 시제품 생산동을 갖췄다. 연구동 내에는 미세조류·미생물 배양실, 유전체 분석실, 기업 입주 공간, 회의실 등이 있다. 장비는 광생물 반응기, 원심분리기, 인큐베이터, 단백질 분리정제 시스템 등 114종 498대가 있다.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가 지난달 22일 문을 열었다. 사진 서천군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는 연구·생산 장비를 지원하고 시제품 제작을 돕는다. 또 입주 공간 제공, 실무인력 양성, 산학연 공동 연구개발과 홍보·마케팅 지원도 한다. 기업 맞춤형 지원 프로그램 마련, 시제품 생산·개발을 위한 시설·장비 운영, 기업 인큐베이팅을 통한 기업 육성 등도 추진한다.
장항국가산업단지 대체 시설
해양바이오 클러스터는 장항국가산업단지 대신 서천군에 만들기로 한 여러 시설 가운데 하나다. 서천군은 한때 장항읍을 중심으로 국내 굴지의 굴뚝산업 지역이었다. 노태우 정부 때인 1989년 1234만㎡가 산업단지로 지정됐다. 당시 정부는 장항읍과 마서면 일대 갯벌 등을 메워 산업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 사진 서천군
하지만 환경단체 등이 반대하는 데다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2007년 노무현 정부가 산업단지 계획을 백지화했다. 대신 3가지 대안 사업을 마련했다. 생태산단과 국립생태원·국립해양생물자원(생물자원관) 등을 조성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국립생태원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2013년과 2015년 각각 문을 열었다. 148만㎡인 생태산단은 2020년 6월 조성을 마쳤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서 성분 연구
해양바이오 클러스터는 생물자원관과 관련이 있다. 생물자원관에서는 해양 생물에서 산업화할 수 있는 다양한 성분을 추출한다. 이렇게 추출한 성분을 해양바이오 산업화지원센터 등에 입주한 기업 등에 제공한다. 생물자원관은 최근에 아열대성 어종인 호박돔(Choerodon azurio)에서 고혈압 개선 물질을 발견하기도 했다. 호박돔은 남해와 제주 연안에서 서식하는 대표적인 아열대성 어류다.

충남 서천군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 중앙포토
생태산단에는 산업화지원센터 이외에 해양바이오 뱅크가 들어섰다. 이곳에서는 해양생명자원을 관리한다. 또 해양바이오 인증지원센터, 바이오특화 지식산업센터, 해양바이오 소재 대량생산 플랜트, 한국폴리텍대 해양수산캠퍼스 등 총 9개 기관을 만든다. 연구개발, 사업화, 생산 등을 망라한 기관이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서천을 해양바이오산업 거점 도시로 키울 계획”이라며 “인구 감소로 위기에 있는 서천에 큰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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