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좌파 위협 심각" 트럼프, 테러집단 지정한 단체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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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우 심각한 좌익 테러 위협” “국내 테러 집단”

지난 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각 인사들과 함께한 백악관 원탁회의에서 안티파(antifa)를 이렇게 규정했다. 그는 안티파 관련자들이 “우리나라를 파괴하길 원한다”며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보수주의 활동가 찰리 커크의 사망 이후 안티파를 국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또다시 경고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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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열린 안티파(반파시스트 운동)에 대한 원탁회의에서 연설하면서 손가락을 가리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안티파는 ‘반파시스트(anti-fascist)’의 줄임말이다. 극좌 성향의 개인들로 이루어져 분산된 성격의 이념 운동을 뜻한다. 지도자나 회원 명단, 교리, 모금 활동, 회의 개최, 웹사이트 운영 등 조직적인 실체가 없는 게 특징이다. 데이비드 샨저르 듀크대 트라이앵글 센터소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특정 이데올로기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명칭”이라며 “이들은 정부나 특정 조직을 포함한 사회 내 파시스트적 실체에 맞서 싸우기 위해 폭력이 정당화된다고 믿는다”고 했다.

안티파는 흑인에 대한 미국 경찰의 과잉진압과 인종차별 사건으로 주목된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잇따랐던 2020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당시 대선에 패배한 트럼프 행정부 관리들은 일부 폭력 및 약탈 사건의 책임을 안티파에 돌렸다. 그랬던 이들이 이번 2기에도 행정부의 이민 단속이나 민주당 관할 도시에 주 방위군이 배치된 이후 일어나는 시위가 안티파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미국 내 좌파 공격은 증가하는 추세다.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9월자 ‘좌익 테러리즘과 미국의 정치 폭력(Left-Wing Terrorism and Political Violence in the United States)’ 보고서에 따르면, 1994년부터 올해 7월까지 우파 테러 공격 및 음모는 495건, 좌파는 68건으로 기록됐지만, 이후엔 좌파 공격이 5건, 우파 공격이 1건 발생했다. 보고서는 “2025년은 좌파 테러 공격이 폭력적인 극우파의 공격보다 많아진 30여 년 만에 처음”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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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0년 6월 27일(현지시간) 미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의 주 의사당 밖에서 흑인의 생명도 중요하다(Black Lives Matter)는 안티파 지지자들이 경찰 장벽에 막혀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선 트럼프의 테러 단체 지정 행보가 “정치적 시도”이거나 “퍼포먼스”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샨저르 소장은 “주로 우파에서 비롯된 다른 극단주의 운동으로부터 관심을 돌리려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부와 마가(Make America Great Again)의 정책에 반대하는 세력들에게 조처하고 있음을 지지층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적”이라고 봤다. 궁극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조직을 해체하려는 ‘전시 행위’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특히 지난달 말 서명된 트럼프의 행정 명령은 연방 기관에 안티파의 모든 불법 작전을 조사하고 교란 및 해체하도록 요구하고 있지만, 미국에는 국내 단체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수 있는 법적 메커니즘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는 언론 및 집회의 헌법적 권리와 시민의 자유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FT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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