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들 때문에 힘든 적 없어…6남매, 서로 배우며 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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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과장은 아내 이혜련씨와 사이에서 6남매를 뒀다. 사진은 지난 9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을 찾은 김씨 가족.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김중태(49·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과장)·이혜련(43·현대차 남양연구소 책임연구원) 부부의 가족에게 ‘5월 8일’은 단순한 ‘어버이날’이 아니다. 올해 5월 8일 막내 다원(아들)이가 태어났다. 다원이의 탄생으로 부부는 6남매의 부모가 됐다. 김씨는 “아내가 처음 여섯째의 임신 사실을 알렸을 때는 많이 놀랐는데 기쁨이 더 컸다”며 “무엇보다 아이들이 너무 좋아했다”고 말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다둥이 가족
캠퍼스 커플-주말 부부 거쳐 6남매 부모로
김씨 부부는 캠퍼스 커플이다. 대학 시절 컴퓨터 관련 동아리에서 회장으로 활동하던 김씨의 눈에 신입생으로 들어온 이씨가 들어왔다. 야무지고 동아리 활동에도 열심인 이씨에게 호감이 생긴 김씨가 먼저 고백을 했다고 한다. 김씨가 광주광역시에 직장을 얻고, 이씨가 수원시에 있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등 장거리 연애를 해야 했지만 사랑은 굳건했다. 그렇게 9년을 연애를 마치고 2010년 1월 결혼했다.
이후에도 김씨의 직장 문제로 5년을 주말부부로 지내야 했다. 김씨는 휴일마다 이직한 직장이 있는 전북 전주와 아내 이씨가 있는 수원을 오갔다. 그 사이 첫째 혜원(16·딸)이와 둘째 규원(14·아들)이, 셋째 설원(12·딸)이가 태어났다. 육아와 공부, 일 등을 병행하는 아내가 안타까웠던 김씨가 2015년 12월 집과 가까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으로 다시 직장을 옮기면서 주말부부 생활도 막을 내렸다.

6남매를 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김중태 과장과 막내 다원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결혼 당시만 해도 부부의 자녀 계획은 3명이었다고 한다. 아이들을 좋아했던 이씨는 4명을 원했지만 상의해 최종 3명으로 합의했다. 혜원·규원·설원이가 태어나면서 자녀 계획은 완성됐지만 이씨의 건강에 문제가 생겼다. 출산으로 인한 여성 호르몬 불균형 등으로 몸과 마음이 아팠다. 이때 병원에서 제시한 치료법 중 하나가 ‘출산’이었다고 한다. 그렇게 넷째 윤원(8·아들)이가 태어났다. 윤원이가 태어난 뒤 건강을 회복한 이씨가 “아이를 더 갖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다섯째 준원(6·아들)이가 생겼다.
6남매 다둥이는 경기도 전체 공직사회에서도 드물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에 따르면 전체 직원 370명(미혼 166명) 중 2명 이상 다둥이를 가진 직원은 33%(2명 114명·3명 이상 8명)인데 6명 다둥이는 김씨가 유일하다. 김씨는 “아이가 3~4명이라고 했을 때는 동료들도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큰 반응이 없었는데 다섯째, 여섯째가 태어났을 때는 ‘하나도 키우기 힘든데 대단하다’며 놀라워했다“고 말했다.

김중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과장 가족의 연례행사 중 하나는 ‘가족 음악회’다. 매년 12월이면 장소를 빌려서 연주회를 연다. 참가자는 바이올린 연주하는 첫째 혜원이와 더블베이스를 켜는 둘째 규원이, 플루트를 부는 셋째 설원이다. 올해부터는 넷째 윤원이도 첼로를 배우고 있다. 김중태씨 제공
층간소음 걱정에 "마음껏 뛰어놀게 하라"
부부만큼 아이들의 사이도 좋다.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은 귀가해 제일 먼저 동생들을 찾아 안아준다. 막내의 분유를 타주고 기저귀도 갈아준다고 한다. 첫째 혜원이는 항상 “동생들은 내가 다 키웠다”고 말할 정도다. 아이들끼리 다툴 때는 서로의 말을 듣고 잘잘못을 따져 사과를 시킨다. 화해의 포옹과 “사랑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김씨는 “한 아이를 훈육하면 다른 아이들도 ‘그런 행동은 하지 않아야 한다’고 함께 인식한다”며 “아이들이 서로를 보면서 양보와 배려, 예의 등을 배운다”고 말했다.
6남매 양육에는 동네 주민들의 도움도 컸다. 길에서 만날 때마다 “몇 째냐?”라고 물으며 예뻐해 주신다고 한다. 김씨는 “아이들이 많다 보니 계속 자제를 시키고 있지만, 층간소음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주변에서 ‘다둥이 집이니 이해한다. 마음껏 뛰어놀게 하라’고 하시더라”며 “그래서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을 만나면 꼭 인사하고 예의 바르게 행동하라고 교육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을 찾은 김중태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과장의 가족이 김현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원장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하지만 6남매 키우기는 만만치 않은 일이다. 대형마트의 카트 2개가 가득 찰 정도로 장을 보는데도 부족해서 온라인으로 추가 구매해야 한다고 한다. 배달 음식을 시키면 아이들의 요구에 맞춰 여러 종류를 주문한다. 맞벌이 가족인 만큼 돌봄 등도 필요하다. 김씨는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은 공공기관 중에서도 출산 관련 복지 혜택이 좋은 편이고 우리 가정은 맞벌이해서 아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솔직히 정부 차원의 다자녀 지원책은 많이 미비하다”며 “아이를 많이 낳으라고 하면서 막상 관련 제도엔 소득 기준 등 제한을 둬 정작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문제 등은 정부에서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6남매로 인한 어려움과 힘듦보다는 기쁨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아이들 때문에 힘든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아이들을 키우면서 사랑이 더 커졌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난임으로 고민하는 동료들이 많이 찾아오면 그때마다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먹으면 아이가 찾아올 것’이라고 격려하면서 기(?)도 나눠준다”며 “가끔 주변에서 ‘일곱째도 낳으라’고 권하는데 이젠 나이도 있고 해서 그건 힘들 것 같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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