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IT 월 1500만원 고수익 보장" 캄보디아 취업은 생지옥이었다

본문

bt1ab71cf783961b1e462d956556605f57.jpg

지난달 23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50대 한국인 남성을 납치한 중국인 4명과 캄보디아인 1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사진 캄보디아경찰=연합뉴스TV

캄보디아에서 20대 한국인 대학생이 납치 후 살해된 사건과 관련해 중국인 3명이 현지에서 살인 등 혐의로 재판을 받게 됐다.

10일 캄보디아 국영 통신사 AKP는 캄보디아 캄포트주 지방법원 검찰청이 중국인 3명을 살인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올해 8월 대학생 박모(22)씨의 시신이 캄보디아에서 발견된 이후 현지 경찰은 중국 국적 피의자 2명을 체포했다. 이후 경찰은 수사를 거쳐 중국 국적 피의자 1명을 추가로 체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7월 박씨는 "여름 방학을 맞아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며 출국했다. 얼마 후 가족들에게 박씨의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수화기 너머로 조선족 말투를 쓰는 한 남성이 "박씨가 이곳에서 사고를 쳐서 감금됐으니 5000만 원을 보내라"고 협박했다. 가족들은 즉시 주캄보디아 대사관과 현지 경찰에 신고했지만, 납치범과는 연락이 두절됐고, 박씨는 지난 8월 8일 캄보디아 캄포트주 보코르산 인근 범죄단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사인이 '고문으로 인한 심장마비'라고 밝혔다.

경찰은 최근 국내에서 박씨에게 접근해 "현지에 가면 동료들이 은행 통장을 비싸게 사줄 것"이라며 캄보디아 출국을 유도한 한국인 모집책 1명을 붙잡았다고 밝혔다.

한편 캄보디아에서 고문과 감금을 당하며 각종 범죄에 가담했던 한국인 2명이 구사일생으로 현지에서 구조되는 일도 있었다.

11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일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의 한 호텔에 감금됐던 한국 국적 남성 A씨와B씨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실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A씨는 온라인에서 "IT 관련 업무를 하면 월 800만원에서 1500만원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는 내용의 구인 글을 보고 캄보디아로 출국했다.

하지만 알고 보니구인 글을 올린 건 보이스피싱 범죄단체였고, 이들은 범죄에 가담하지 않으면 온종일 고문을 하겠다고 협박했다.

캄보디아 포이펫의 또 다른 범죄단지로 옮겨진 A씨는 수갑을 찬 채로 쇠파이프로 구타당하는 등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기절하면 얼굴에 물을 뿌리고 전기 충격기로 깨운 뒤 다시 폭행하는 일이 반복됐다. 악몽 같은 100여일의 시간을 견딘 A씨는 같은 방을 쓰던 B씨가 텔레그램으로 신고하면서 한 차례 구출될 뻔했으나, 범죄단체가 이를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머리에 봉지가 씌워진 채 차량 트렁크에 넣어져 시아누크빌로 보내졌다.

발목에 수갑을 찬 채 범죄에 가담해야 했던 A씨는 텔레그램 구조 요청 끝에 감금 160여일 만에 현지 경찰에 구출됐다.

박찬대 의원실은 지난달 초 B씨 어머니에게 실종된 아들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고 외교부, 영사관 등과 소통해 구출 작전을 펼쳤다고 한다.

박 의원실 측은 "외교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캄보디아에서 취업 사기 후 감금을 당했다며 공관에 신고한 사례가 330건에 이른다"며 "캄보디아에서 일어나는 피해 사례보다 재외공관의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 영사조력법 개정으로 재외국민 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tce0dce32cb84e51b39b05f952cd538b0.jpg

캄보디아 여행 경보 발령. 외교부 제공.

정부는 지난 16일 오후 5시부로 캄보디아 프놈펜에는 2단계(여행 자제), 시하누크빌·보코산·바벳 등에는 2.5단계에 해당하는 특별여행주의보를 각각 발령했다. 최근 캄보디아 스캠 센터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취업사기·감금 피해가 계속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후에도 범죄 피해가 이어지자 10일엔 프놈펜 지역도 2.5단계 '특별여행주의보'로 격상했다.

외교부는 "특별여행주의보가 발령되는 지역을 방문할 예정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방문을 취소·연기해 주시기 바라며 해당 지역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들께서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하여 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811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