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9명으론 부족…특명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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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욱(左), 가라비토(右).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가 맞붙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는 ‘조커 시리즈’라고 부를 만하다. 마운드와 타선을 걸쳐 ‘승부수’로 투입한 선수의 활약이 연일 희비를 갈랐기 때문이다. 삼성과 SSG는 지난 9, 11일 인천에서 열린 준PO 1, 2차전에서 1승씩 나눠 가졌다. 1차전에서는 삼성이 최원태(28)의 6이닝 무실점 호투를 앞세워 5-2로 이겼고, 2차전에선 SSG가 3-3으로 맞선 9회 말 터진 김성욱(32)의 끝내기 홈런으로 4-3 승리를 거뒀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맞대결에서 삼성(8승1무7패)과 SSG(7승1무8패)는 팽팽하게 맞섰다. 전력이 비등했다는 뜻이다. 이번 준PO에서도 일방적으로 2승을 챙긴 팀은 나오지 않았고 승부는 장기전으로 흐르게 됐다. 두 팀은 대구로 이동해 13일 3차전과 14일 4차전을 치른다. 준PO를 들여다보면 한정된 전력 속에서 어떻게든 경기의 주도권을 잡고 상대의 허점을 찌르려는 감독들 고민이 느껴진다.

이숭용(左), 박진만(右).
먼저 삼성 박진만(49)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외국인 투수들을 조커로 투입하는 전략을 꺼냈다.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선 헤르손 가라비토(30·도미니카공화국)를 구원투수로 내더니, 준PO 2차전 9회 동점 상황에서는 아리엘 후라도(29·파나마)를 깜짝 기용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NC와의 2차전 8회에 등판한 가라비토는 1과 3분의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본업인 선발로 복귀한 준PO 2차전에서도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7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제 몫을 다했다. 하지만 후라도 투입은 실패로 끝났다. SSG 김성욱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았다. 박 감독은 연장전을 염두에 두고 긴 이닝을 가져갈 수 있는 후라도를 냈는데,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SSG 이숭용(54) 감독은 타선 고민이 깊다. 최정(38)은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고, 박성한(27)과 기예르모 에레디아(34·쿠바)는 타격 페이스가 올라오지 않았다. 1, 2차전에서 전혀 다른 라인업을 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그런 이 감독 고민을 2차전에서 덜어준 건 ‘조커’ 김성욱이었다. 경기를 앞두고 이 감독은 “현재 (김성욱의) 타격감이 가장 좋다. 준비도 가장 잘 된 상태”라고 믿음을 보였고, 김성욱은 9회 끝내기 한 방으로 시리즈의 흐름을 돌려놓았다. 특히 이날 SSG는 불펜 필승조까지 가동한 상황이라 김성욱의 끝내기 아치는 더욱 값졌다. 지난 6월 NC에서 트레이드돼 SSG 유니폼을 입은 그간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성욱은 “이적 후 성적이 좋지 않았고 부상도 있어 늘 죄송한 마음이 컸다”며 “홈런으로 조금은 만회한 느낌이라 기쁘다”고 웃었다.
3차전 선발투수로 삼성은 원태인(25)과 SSG는 드루 앤더슨(31·미국)을 내보낸다. 원태인은 지난 7일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6이닝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해 승리투수가 됐다. 닷새를 쉬어 체력 걱정은 없다. 반면 앤더슨은 상황이 안 좋다. 최근 장염을 앓아 컨디션이 뚝 떨어졌다. 당초 준PO 1차전에 나올 계획이었는데 훈련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라 결국 등판이 무산됐다. 앤더슨이 3차전에서 어떤 투구를 할 것인지가 이번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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