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국, 내달 8일부터 리튬 배터리·인조다이아몬드 수출 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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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이멍구 희토류 채취 현장. 홍콩 명보 캡처
중국이 희토류에 이어 고급 리튬 이온 배터리와 인조다이아몬드 수출까지 통제할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서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든 셈이다.
홍콩 명보는 13일 “중국이 다음 달 8일부터 두 품목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행할 예정”이라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조치에 대한 대응”이라고 전했다.
리튬 이온 배터리는 스마트폰, 노트북, 전기차, 전동공구, 의료기기, 재생에너지 저장장치 등 다양한 산업의 핵심 전력 공급원이다. 인조다이아몬드는 천연 다이아몬드와 동일한 물리적 특성을 지니면서 가격이 저렴해 첨단 반도체 칩 제조, 레이저 장비, 초강력 소재 연마 등에서 폭넓게 활용된다.
러시아 스푸트니크 통신은 “중국이 인조다이아몬드 주요 공급국 지위를 이용해 미국의 반도체 및 컴퓨터 칩 공급망을 압박하려는 의도”라며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對)중국 웨이퍼 제조 장비 수출 금지에 대한 대응”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지질조사국에 따르면 2020∼2023년 사이 중국은 미국 소비량의 77%에 해당하는 인조다이아몬드 분말을 공급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출 통제가 현실화되면 미국의 배터리 공급망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올해 1∼7월 기준 미국의 리튬 이온 배터리 수입량 중 65%가 중국산이었다.
미국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CNAS)의 에밀리 킬크리스 책임자는 “미국의 AI 반도체 통제가 중국의 AI 개발을 억제하듯, 중국의 배터리 수출 제한은 미국의 AI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제약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싱가포르 연합조보 역시 “미중 양국이 모두 자신들의 우세를 확신하고 있어 한 치의 양보 없이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같은 강대강 대치가 지속되면 타협의 여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중국은 미국산 대두 수입 중단에 이어 지난 9일 희토류 합금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발표했으며,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의 자동차 반도체 팹리스 ‘오토톡스(Autotalks)’ 인수에도 제동을 걸었다. 중국 시장감독관리총국은 “이는 반독점법에 따른 정당한 법 집행”이라고 밝혔고, 상무부 또한 “희토류 수출 통제는 법률과 규정에 근거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또한 중국은 14일부터 미국 관련 선박에 순톤당 400위안(약 8만원)의 ‘특별 항만 서비스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리튬 배터리와 인조다이아몬드 통제 조치에 맞서 초고율 관세(기존 대비 100% 추가)와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 조치를 11월 1일부터 시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이 같은 긴장 속에서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간 무역담판이 무산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11월 10일 만료 예정인 2차 관세 휴전을 앞두고 미중이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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