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對中 관세폭탄’ 이틀 만에 톤다운…“中 도우려는 것, 다 잘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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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FP=연합뉴스

미ㆍ중 무역전쟁 재점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은 중국을 도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대(對)중국 100% 추가 관세’라는 초강수로 맞불을 놓은 지 이틀 만에 나온 유화적 제스처다. 이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개최가 유력한 미ㆍ중 정상회담에서 무역 갈등의 극적 합의점이 도출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소셜미디어 글을 통해 “중국에 대해 걱정하지 말라. 모든 게 잘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존경받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잠시 좋지 않은 순간을 겪었을 뿐”이라며 “그는 자기 나라가 불황에 빠지기를 원하지 않고, 나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은 중국을 해치려는 게 아니라 도우려는 것”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중국에 초고율 관세 폭탄을 꺼내 들고 “시 주석을 만날 이유가 없어 보인다”며 미ㆍ중 정상회담 취소 가능성까지 내비친 지 이틀 만의 톤다운 메시지다. 다만 그러면서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계속 고수하면 미국의 강력한 상응 조치로 중국 경제 역시 수렁에 빠질 것이란 경고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해석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가자지구 평화 협정식 참석을 위해 이스라엘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가진 취재진과의 대화에서도 ‘상황 관리’ 모드를 유지했다. 그는 “중국과는 잘 해결될 거라 생각한다”며 “나는 시 주석과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매우 강인하고 현명한 사람이며 중국을 위한 위대한 지도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1일부터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이 여전히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선 그렇다”면서도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또 “어떤 사람에게는 11월 1일이 코앞이지만 나에게는 아주 먼 미래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내달 1일로 예고한 추가 관세 부과 시점까지 남은 약 20일 동안 협상의 여지가 많다는 점을 부각한 말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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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폭스뉴스 홈페이지 캡처

이날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중국에 강경 노선의 변화를 촉구하면서도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달았다. JD 밴스 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미ㆍ중 무역 갈등과 관련해 “많은 부분은 중국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중국이 매우 공격적으로 대응할 경우 미국 대통령이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좋은 관계지만 중국 공산당 정부의 이번 조치에 우리 모두 정말 충격을 받았다”며 “중국이 합리적으로 나설 용의가 있다면 도널드 트럼프는 늘 합리적인 협상가가 될 준비가 돼 있다”고 했다.

미 무역 정책을 관할하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역시 대화 가능성을 열어 놨다. 그는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 상무부가 전날 미국의 추가 관세 등 맞불 조치에 대해 “우리는 싸움을 바라지 않지만 두려워하지도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중국의 메시지 일부는 중국도 이것이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이해한다는 징후 같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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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민 기자

그리어 대표는 또 “미 정부가 중국과의 합의에 따라 고율 관세를 자제했는데도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확대하기로 결정한 것은 분명한 합의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정상회담 여부에 대해서는 “가능하다. (상대가) 대화에 관심이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잘 알려진 대로 늘 대화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관세 전쟁’을 벌이던 미ㆍ중 양국은 지난 5월 미국의 대중 상호관세 인하와 중국의 희토류 대미 수출 통제 해제 등에 합의하면서 휴전 상태에서 후속 협상을 이어 왔다. 양국 간 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하기로 했다가 협상을 통해 이를 한 차례 연장해 ‘관세 휴전’은 내달 10일까지가 시한이었다. 이달 말 경주 APEC을 계기로 미ㆍ중 정상회담이 열리면 양국 간 무역 협상이 톱다운 방식으로 타결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는 상황이었는데,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에 미국이 초고율 관세 카드로 맞서면서 갈등이 급속히 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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