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 “호불호 나뉜 반응도 감사, 주어진 일 최선 다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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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지난 3일 공개한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천여 년 만에 인간세계로 컴백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를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주어진 일을 하는 것 뿐이죠. 촬영장은 늘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니까 불편한 건 없었어요.”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 김우빈 인터뷰

배우 김우빈(36)을 13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 3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다 이루어질지니’의 주요 멤버 중 유일하게 모든 홍보 일정을 소화했다. 감독과 작가는 제작발표회부터 불참했고, 상대 역인 수지는 드라마 ‘현혹’을 촬영하느라 인터뷰엔 참여하지 못했다. 이병헌 감독에서 안길호 감독으로 교체되는 혼란스러운 촬영장 상황부터 홀로 짊어진 홍보 인터뷰 일정까지 김우빈은 어깨가 무거울 수 있는 상황에도 담담하게 말했다. ‘다 이루어질지니’는 초월적 존재 지니(김우빈)와 사이코패스 인간 기가영(수지)의 사랑을 그린 김은숙 작가표 판타지다.

“이병헌 감독님과 영화 ‘스물’을 같이 했고, 이번 작품도 끝까지 하면 좋았을텐데 하는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죠. 그렇지만 뒤에 오신 안 감독님이 잘 이끌어주셔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두 분 모두 스태프를 세심하게 배려하는 좋은 감독님이에요. 수지와는 KBS2 ‘함부로 애틋하게’ 이후 9년 만에 만나 정말 반가웠어요.”

이번 작품은 김 작가와 세 번째 인연이기도 하다. SBS ‘신사의 품격’(2012)·‘상속자들’(2013)에 이어 오랜만에 김 작가의 대본을 받아 든 그는 “정말 아깝다 싶을 정도로 좋았다”며 “특유의 유머 코드와 인간의 욕망에 대한 메시지가 녹아 있었다”고 했다. 김우빈은 “어떻게 태어났는지 보다 어떠한 선택을 하며 살아가는지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라고 요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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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지난 3일 공개한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천여 년 만에 인간세계로 컴백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를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호불호가 나뉜 시청자 반응에 대해선 “오랜 시간 공들인 작품을 소개해드릴 수 있어 행복하다.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어떤 반응이든 우리 드라마를 보고 의견을 나눠주신 거라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러 반응 속에서 김우빈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극을 이끌었다. 능청스러운 코믹함과 전생의 비극이 교차하는 서사 속에서 그는 웃음과 슬픔, 정령의 위엄, 인간미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극의 온도를 바꾸는 중심축이 됐다.

수많은 레퍼런스가 있는 지니를 연기하는 입장에서 김우빈은 자신만의 지니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말투, 리듬, 리액션까지 모두 인간과는 조금씩 다르게 가져갔다. 남들이 볼 땐 어색하지만 지니에겐 편한 그런 괴리를 일부러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극 중 지니의 단골 대사인 ‘죽은 사람은 못 살려, 미래로는 못 가, 그 외에는 그대의 소원으로 다 이루어질지니’에서의 황금 가루를 뿌리는 듯한 제스처도 원래 대본엔 없었지만 김우빈이 고심 끝에 만든 손동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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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여러 가발을 착용하고 색다른 헤어스타일을 보였다. 사진 넷플릭스

지니의 변신을 보여주기 위해 단발, 장발 외형 변화도 이어졌다. 그는 “상상한 범주 안에서 변신을 한 거라 어색함은 없었다. ‘단발이 잘 어울린다’는 반응에 감사하다. 예전에 머리를 길러본 적도 있어서 크게 낯설지는 않았다”고 만족했다.

화제가 된 ‘문동은 패러디’(더 글로리) 장면에도 비하인드가 있었다. 김 작가는 ‘다 이루어질지니’에 본인들의 히트작 주인공인 문동은, 한기주(파리의 연인), 최영도(상속자들) 등을 지니에 투영해 대본을 썼다. 이를 소화한 김우빈은 “문동은 패러디는 대본을 볼 때부터 기대한 장면이었다. 중간에 이 대사가 빠졌을 땐 상실감에 김 작가에 전화를 걸어 하고 싶다고 열의를 보였다. 그만큼 열심히 원본 영상을 돌려보며 준비했다”고 말했다. 12년 만에 최영도(상속자들) 대사를 뱉은 것에 대해선 “스태프들 앞에서 옛 모습을 보여주는 게 쑥스럽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극 중 지니가 가영을 향한 사랑을 참지 못하고 키스를 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다. 서로를 죽일 듯이 밀어내는 관계였던 지니와 가영은 이 키스로 인해 멜로 서사를 급격하게 만들어간다. 일각에선 이 전개가 빠르다는 지적도 있었는데, 김우빈은 “지니의 전 여자친구는 송혜교, 현 여자친구는 수지인 걸 보니 예쁜 얼굴을 보고 급격하게 사랑에 빠지는 것 같다”고 농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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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빈은 지난 3일 공개한 넷플릭스 ‘다 이루어질지니’에서 천여 년 만에 인간세계로 컴백한 경력 단절 램프의 정령 지니를 연기했다. 사진 넷플릭스

그러면서도 “지니는 처음엔 복수를 마음에 품지만 결국 사랑에 빠진다. 사랑은 언제, 어디서 찾아올지 모르는 거다. 신의 실패작이라 여겼던 인간을 처음으로 사랑하게 되는 거라, 그 감정에만 집중했다”고 부연했다.

김우빈은 이 작품을 추석 연휴 동안 두 번이나 정주행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지니에게 빌어 볼 소원으로 ‘나를 포함해 아는 모든 사람들이 100세까지 건강하게 사는 것’, ‘그들이 풍족하게 살기 위해 돈을 달라고 하는 것’ 두 가지를 꼽았다. 나머지 하나는 극 중 인간들처럼 아껴두고 있다.

“인간의 욕망과 본성을 다루는 이야기라 ‘나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생각하게 됐죠. 처음 볼 땐 부족한 연기도 보이더라고요. 좋은 배우가 되고 싶은데, 그 ‘좋음’의 기준은 정해진 건 아니잖아요. 그냥 주어진 일을 지금처럼 진심을 다해 열심히 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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