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지역 우수 작품과 서울 관객 잇는 가교”…서울 가을 물들일 ‘리:바운드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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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웰 메이드’ 문화 창작물이 서울 각지 공연장에서 관객을 만난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리:바운드 축제(RE:BOUND FESTIVAL)’를 통해서다. 서울 관객은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와 색채를 지닌 공연을 경험할 기회다. 지역 예술가들은 ‘리:바운드 축제’를 발판으로 자신의 작품이 보다 큰 무대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제3회째를 맞는 '리:바운드 축제'에 참여하는 지역 예술가들을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이삼우 극단 예도 연출가, 손신형 충북도립극단 운영실장, 김호준 전통연희놀이연구소 연출가. 사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올해로 3회째를 맞는 ‘리:바운드 축제’는 ‘대한민국은 공연 중’ 캠페인과 연계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관한다. 서울 5개 자치구 문화재단(강동·강북·구로·노원·중랑)이 참여한다.
축제 기간 선보이는 작품은 모두 15개다. 연극, 뮤지컬, 무용, 클래식, 전통예술 등 장르가 다채롭다. 전통 설화부터 한국 사회 청년 문제, 대만 현대사 등 소재에 경계가 없다.
경남 거제시를 대표하는 극단 ‘예도’는 다음 달 7일 오후 7시 30분과 8일 오후 3시 구로창의아트홀에서 연극 ‘0.75 청년시대’를 무대에 올린다. 1명도 채 안되는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이 보여주는 청년의 현실, 그리고 부모 세대가 그들에게 건네는 위로를 그린 작품이다.
지난달 30일 서울 용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이 작품의 이삼우 연출은 이번 서울 공연에 대한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지난 2023년 ‘선녀씨 이야기’를 통해 ‘리:바운드 프로젝트’의 효과를 누린 적이 있어서다. 그는 “‘선녀씨 이야기’를 대학로에서 선보일 기회를 얻으면서 입소문을 탈 수 있었고 이후 작품 유통이 훨씬 수월해졌다”라고 말했다. ‘선녀씨 이야기’는 2012년 경남연극제 대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을 인정받았지만, 거제 지역에서만 주로 공연돼왔는데, 서울 공연 기회를 얻은 이후 경기도 의정부, 강원도 태백 등 다양한 지역에서 관객과 만날 수 있었다.

올해 제3회째를 맞는 '리:바운드 축제'에 참여하는 지역 예술가들은 이번 축제에 대해 "큰 무대에서 평가를 받고 극단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삼우 극단 예도 연출가, 손신형 충북도립극단 운영실장, 김호준 전통연희놀이연구소 연출가. 사진 예술경영지원센터
‘리:바운드 축제’는 지역 예술가의 의욕을 자극하기도 한다. 광주광역시에서 주로 활동하는 예술 단체 ‘전통연희놀이연구소’는 다음 달 2일 오전 11시와 오후 3시 노원어린이극장에서 ‘개똥이와 무등산호랑이’를 선보인다. 무등산 관련 설화를 담은 창작 판타지 가족극이다. 총 3부작으로 구성됐는데, 이번 무대에는 3부를 올린다. 이 작품의 김호준 연출은 “지역 예술가 입장에서는 큰 무대에서 평가를 받고 싶은 목표가 있지만, 비용과 절차 등의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다”며 “이번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인정을 받아 1, 2부도 서울에서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한다”라고 했다.

충북도립극단의 장면 낭독공연. 사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충북도립극단은 다음 달 15, 16일 오후 3시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낭독공연 ‘망고나무 만세’와 ‘고등학생 일상’으로 관객을 찾는다. 이 극단의 해외교류 프로젝트 중 하나로 이번 공연에선 대만의 작품을 선보인다. ‘망고나무 만세’는 대만 근현대사를, ‘고등학생 일상’은 대만의 청소년 문제를 다뤘다. 손신형 충북도립극단 운영실장은 “충북도립극단은 지난해 7월 출범해 주로 충북 관내 지역에서 활동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전국에 극단의 존재를 알릴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을 통해 관객들이 중국, 홍콩과는 또 다른 대만의 문화적 특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리:바운드’ 축제를 통해 서울 관객이 지역의 좋은 문화 콘텐트를 접하고, 지역 문화 단체는 서울 공연의 성과를 바탕 삼아 보다 활발한 창작 활동을 가능케 하는 상호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삼우 연출은 “지역에서 만든 창작물과 서울 관객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는 리:바운드 축제가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극단 산의 '비욘드 아리랑' 공연. 사진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외에 강원 정선의 예술단체인 극단 산이 창작한 연극 ‘비욘드 아리랑’은 이달 22∼23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춘사 나운규 감독의 영화 ‘아리랑’을 재해석했다. 제주 바닷가에 사는 16세 소녀 ‘수덕’의 상처와 성장을 그린 제주오페라연구소의 창작 오페라 ‘해녁수덕’은 오는 16일 서울 강북문화예술회관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들을 포함한 15개 작품은 다음 달 16일까지 한 달 간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과 서울 자치구 문화재단의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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