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025년 PS ‘최고령 선수’ 예약…노경은 “나이 먹었으니 ‘창피한 짓’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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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고령 홀드왕인 SSG 노경은. 이번 가을야구에서도 헌신적인 투구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고봉준 기자

마흔 살이 훌쩍 넘었는데도 여전히 시속 150㎞의 강속구를 던진다. 그렇다고 공만 빠른 것도 아니다. 결정적인 위기를 침착하게 막아낼뿐더러 잦은 등판도 거뜬히 소화한다. 프로야구 역대 최초로 3년 연속 30홀드를 기록하고, 이제는 포스트시즌 최고령 홀드 신기록을 바라보는 SSG 랜더스 오른손 투수 노경은(41)이다.

지난해 38개의 홀드로 이 부문 역대 최고령 수상자가 된 노경은은 올 시즌에도 35홀드를 수확해 자신이 쓴 최고령 홀드왕 기록을 갈아 치웠다. 마운드를 책임진 시간도 적지 않다. 올해 등판한 경기와 이닝은 77게임 80이닝. 구원투수들 가운데 3번째로 많은 경기를 소화했고, 이닝으로는 82와 3분의 1이닝의 전사민(26·NC 다이노스) 다음으로 많은 이닝을 던졌다.

나이를 잊은 노경은의 헌신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9일 인천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1차전에서 1이닝을 책임졌고, 11일 2차전에서도 5회초 2사 1, 2루에서 등판해 위기를 막아낸 뒤 7회까지 2와 3분의 1이닝을 무실점으로 지켜 4-3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2차전 당일 인천에서 만난 노경은은 “가을야구는 늘 설렌다. 적지 않은 나이라 경기 출전조차 감사한데 이렇게 중요한 경기까지 책임질 수 있어서 기쁘다”고 웃었다. 이어 “2022년 SSG로 이적한 뒤 이듬해부터 3년 연속 30홀드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처음에는 ‘내가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라고 걱정했는데 이제는 40대 중반까지는 해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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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경은 역투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차전 삼성 라이온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 7회초 실점 없이 막아낸 SSG 노경은 투수가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2025.10.11 xxxxxxxx02xxxxxxxxxx (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1984년생인 노경은(13일 기준 41세7개월2일)은 이번 준PO 최고령 선수다. 범위를 넓히면 가을야구 최고령 선수도 예약한 상태다. 앞서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치른 NC와 삼성에는 노경은의 동기나 선배가 없고,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기다리고 있는 한화 이글스와 LG 트윈스에도 1984년 이전 태어난 선수가 없다.

또, 남은 경기에서 홀드를 기록한다면 2017년 당시 KIA 타이거즈에서 뛰던 임창용(49)이 기록한 41세4개월24일의 포스트시즌 최고령 홀드를 뛰어넘어 신기록을 세운다.

노경은은 “최고령이란 수식어를 들으면 ‘창피한 짓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다짐이 든다. 나이가 지닌 책임감을 요새 들어 새삼 느끼고 있다”면서 “내가 말하는 창피한 짓이란 마운드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주자를 내보내고, 점수를 주는 일이다. 그렇게 야구를 할 바에는 하지 않는 편이 낫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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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의 철벽 불펜을 이루는 김민과 노경은, 조병현, 이로운(왼쪽부터). 사진 SSG 랜더스

개막 전까지는 5강권 바깥으로 평가됐던 SSG는 올해 불펜의 힘을 앞세워 3위를 기록했다. 노경은이 35홀드로 앞장섰고, 이로운(21)이 33홀드, 김민(26)이 22홀드를 기록했다. 또, 뒷문은 30세이브의 조병현(23)이 굳게 지켰다.

SSG는 이번 가을야구의 방향성이 확실하다. 올해 성적도 중요하지만, 투타의 젊은 선수들이 큰 무대를 두루 경험하면서 내년과 내후년에는 더 높은 곳에서 포스트시즌을 시작하겠다는 청사진을 일찌감치 그려놓았다. 그런 점에서 가을야구만 19경기를 뛴 노경은이 후배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적지 않다.

노경은은 “우리 필승조는 10개 구단 가운데 가장 강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래서 후배들에겐 다른 말은 하지 않고 내가 오랫동안 가을야구를 하면서 느낀 점만 전해주고 있다”면서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두고는 ‘평소 하던 대로만 하자. 더 세게 던지고, 더 정확하게 던지려다가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오는 만큼 평소 실력만 발휘하라’고 조언했다. 선배로서 오늘의 경험이 후배들에게 귀중한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진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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