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원화값 1430원대 급락하자…당국 1년 6개월만에 구두 개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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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원화 약세 압력

13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05포인트 내린 3584.55, 코스닥은 1포인트 오른 860.49에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장중 1434원까지 하락하다(환율 상승),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후 1420원대를 회복했다. [뉴스1]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면서 원화 값이 급락하자 외환당국이 시장 안정 조치에 들어갔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13일 “외환당국은 최근 대내외 요인으로 원화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시장의 쏠림 가능성 등에 경계감을 가지고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히며 구두 개입에 나섰다.
외환당국이 구두 개입에 나선 것은 지난해 4월 중동 지역 정세 불안으로 원화 값이 급락했을 때 이후 약 1년 6개월 만이다. 구두 개입은 당국이 실제로 달러를 사고파는 대신 개입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원화 값의 과도한 하락을 억제하는 정책 수단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보다 4.8원 하락한(환율은 상승) 1425.8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는 장 초반 1434원까지 하락하다 외환당국의 구두 개입 소식이 전해지자 1420원 대로 소폭 회복됐다.
최근 원화가치 급락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 사태 장기화와 미·중 무역전쟁 우려 재점화로 인한 안전자산 선호 심리 확산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중국산 제품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며 맞대응에 나선 것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 무역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진 것이다. 여기에 최근 엔화 약세와 교착 상태에 빠진 한·미 관세 협상까지 겹치며,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특히 두드러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증시에서 외국인이 대규모로 순매도에 나선 것도 원화가치 하락 압력을 키웠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820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개인은 1조8265억 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받쳤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72%(26.05포인트) 내린 3584.55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가치가 달러당 1400원대에서 불안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구두 개입은 속도 조절 정도의 효과”라며 “미·중 무역 갈등이라는 예상치 못한 악재가 발생하면서 원화가치는 단기적으로 1420~1430원대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과가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과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통화당국의 연내 금리 인하도 속도조절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서울 집값 오름세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한은이 금융 안정에 더 무게를 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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