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범죄조직이 이용한 건물 및 감시초소로 의심되는 곳들. 철조망 또는 예리한 금속 조각이 붙은 철선이 3중으로 쳐져 있는 사기 시설의 높은 벽 뒤로 쇠창살이 설치된 창문들이 보인다. 사진 국제 앰네스티 보고서

경찰이 최근 캄보디아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범정부 차원의 대응체계를 가동한다.

경찰청은 14일 “캄보디아 범죄조직으로부터 위협받는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총력 대응하겠다”며 국가수사본부 내에 수사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하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종합대응단’을 즉시 구성·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우선 캄보디아에 구금 중인 국민 63명을 한 달 안에 모두 국내로 송환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인터폴 적색수배자부터 우선 송환 절차를 진행한다.

현지 대응 강화를 위해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 경찰 협력관 2명을 추가로 파견한다. 현재 주재관 1명, 협력관 2명으로는 급증하는 사건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한국과 캄보디아 경찰청 차장 간 양자회담도 당초 23일에서 20일로 앞당겨 열린다. 이번 회담에서는 캄보디아 내 ‘코리안데스크’ 설치 방안이 핵심 의제로 논의될 예정이다. 경찰은 “한국인 대상 범죄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해 회담을 3일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출국 단계부터 예방 조치도 강화된다. 경찰은 인천국제공항 출국장 게이트에 경찰관을 전진 배치해, 탑승 직전까지 범죄 예방 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특히 취업을 미끼로 한 사기나 피싱 조직 연루 가능성이 있는 청년층을 대상으로 캄보디아 내 범죄 실태를 안내하고 경각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국가수사본부는 수사기획조정관을 단장으로 하는 ‘캄보디아 내 한국인 대상 범죄 종합대응단’을 신설했다. 대응단은 전국 범죄첩보망을 총동원해 캄보디아 유인·납치 등 첩보를 우선 수집하고, 관련 온라인 게시물을 실시간 모니터링하며 국내 범죄조직 연루 여부를 조사한다.

또 경찰은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대상 범죄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외교부에만 신고되고 경찰에 접수되지 않은 사건이 지난 8월 기준 255건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이들 사건을 모두 조사하고, 향후 외교부 신고 사건과 경찰 접수 사건을 매일 교차 분석해 보호 사각지대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할 계획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경찰청 차장)은 “캄보디아 내 국민의 안전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며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해외에서 국민이 범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