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손흥민 상암 뜨는데도 '싸늘'…4만석 자리 텅텅 비었다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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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한국-파라과이 축구대표팀 평가전을 앞두고, A매치 티켓 예매할 수 있는 대한축구협회 플랫폼 ‘플레이KFA’에 남은 티켓이 수두룩하다. [사진 플레이KFA 캡처]

‘한국축구 3대장’ 손흥민(LAFC), 이강인(파리생제르맹),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눈 앞에서 볼 수 있는데도, 한국 축구대표팀 홈 경기가 매진에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홍명보(56) 감독이 이끄는 한국축구대표팀은 14일 오후 8시부터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치른다. 그런데 A매치 티켓 예매할 수 있는 대한축구협회 플랫폼 ‘플레이KFA’에는 남은 티켓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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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과 파라과이 평가전을 30분 앞둔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박린 기자

킥오프 2시간30분 전인 오후 5시30분 기준, 프리미엄석, 1등석, 2등석, 3등석을 포함해 대략 4만3800석이 남아있었다. ‘한국축구 성지’라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은 6만60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약 66%가 아직 팔리지 않았다. 세 자리 중 두 자리가 팔리지 않은 셈이다. 파라과이전 티켓 가격은 최저 3만원(3등석)에서 최고 35만원(프리미엄 테이블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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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과 파라과이 평가전을 30분 앞둔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빈자리가 많이 보인다. 박린 기자

평소 대표팀 경기가 열리는 날과는 달리 도로는 차량이 덜 막혔다. 평일 저녁 경기라서 퇴근 시간과 교통 체증 등을 고려하면, 킥오프 시간이 다가올수록 현장 티켓 판매로 인해 관중 수가 늘어날 수 있지만, 예매율이 저조해 단순 계산으로 예상 관중은 3~4만명 남짓에 불과하다.

파라과이에는 잉글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 출신 미겔 알미론(현 미국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이 있지만,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카세미루 등 수퍼스타들을 보유한 브라질에 비해 ‘네임밸류’가 떨어진다. 실제로 4일 전 같은 장소에서 열린 브라질과 평가전에는 추석 연휴인데다 굵은 빗줄기가 쏟아지는 가운데에서도 거의 매진에 임박한 6만3237명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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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파라과이와 평가전을 앞두고 훈련 중인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가운데)과 선수들. [연합뉴스]

궂은 날씨, 이름값 떨어지는 상대팀, 추석 연휴 이후 지출 감소 등의 이유보다는 브라질을 상대로 졸전 끝에 0-5로 완패한 게 팬들의 발걸음을 주저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텅 빈 관중석은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향한 팬들의 싸늘한 시선을 대변한다. 지난해 대한축구협회가 불공한 절차로 홍 감독은 선임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6월 이강인이 팬들을 향해 “홍 감독은 우리 보스”라며 비판 자제를 요청했지만, 브라질전에서도 홍 감독을 향한 야유가 나왔다. 홍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와 관련해 “저는 제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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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대표팀 손흥민. [뉴스1]

한국축구대표팀이 아이돌처럼 인기를 끌며 ‘티켓 예매 전쟁’을 펼치던 이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다. 2018년까지만 해도 한국축구대표팀 경기 티켓은 암표로 팔리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 축구대표팀의 티켓 파워가 예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홍 감독 부임 후 첫 경기였던 지난해 9월 팔레스타인과 경기는 5만 9000명으로 매진을 이루지 못했다. 올해 6월 열린 쿠웨이트전은 4만1000명대로 관중 수가 떨어졌다. 지난 7월 국내파 위주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치른 동아시안컵 3경기의 관중수는 4426명, 5521명, 1만8418명에 그쳤다.

한 축구팬은 14일  “오늘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경기가 있는 줄 도 몰랐다. 브라질전도 TV로 보다가 후반 20분에 꺼버렸다”고, 또 다른 팬은 “티켓을 구했지만 친구를 줬는데, 그 친구도 회사 사람한테 넘겼다더라”고 말했다.

파라과이전 킥오프 직전에, 지난 브라질전에서 한국축구 A매치 최다출전 대기록을 세운 손흥민에게 기존 기록 보유자 차범근이 유니폼을 전달하는 기념식이 예정되어 있는데, 자칫 썰렁한 분위기가 우려된다.

한편, 한국축구는 파라과이와 ‘진검승부’를 펼친다. 우선 브라질전 0-5 완패 충격을 털어내야 한다. 또 북중미월드컵 조추첨에서 ‘포트2’ 마지노선인 FIFA랭킹 23위 지키기 위해 승리가 필요하다.

파라과이는 FIFA랭킹 37위로 우리나라(23위)보다 14계단 낮지만, 월드컵 남미예선에서 브라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를 꺾은 복병이다. 파라과이에도 지면 홍명보 감독을 향한 비난 여론은 더 커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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