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시교육청, 직업계고 로봇제작대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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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회 포스터. 서울시교육청〉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직업교육 혁신지구 사업의 일환으로 로봇산업 성장을 위한 융합인재 직업교육 생태계구축을 위한 로봇산업 인재 육성 프로젝트 서울직업계고 학생로봇제작대회(SSRC)를 개최하였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이 대회는 한국로봇산업협회, 한국로봇융합연구원 및 Unity, Microsoft, LG, Intel, ZYX Tech, 덕성여대, 광운대, 서울특별시 등이 후원하고 서울시교육청 소속 직업계고 학생들이 학교 벽을 넘어 팀을 이루어 참여하여 운영된다. 이 대회는 단순한 로봇 제작 기술을 겨루는 경연이 아닌 학생들이 로봇을 매개로 협업과 소통, 비판적 사고, 창의력을 실제 경험 속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교육 프로그램의 성격을 지닌다. 이번 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로봇을 기술적 산물뿐만 아니라 교육적 도구로 바라본 것이다. NBA에서 농구가, EPL에서 축구가 도구가 되듯, SSRC에서는 로봇이 핵심역량을 기르는 훈련의 매개체라는 담당자의 설명이다.

김주현 장학사
행사를 기획한 서울시교육청 김주현 장학사는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역량은 4C”라고 강조하며 개별 지식이나 기술 습득을 넘어,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관건이고 문제를 발견하는 데는 비판적 사고가, 해결 과정에는 창의력과 협업, 원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원활하게 소통하며 협력할 때 성과가 나온다”며 학생들이 로봇 제작과 운영 과정에서 맡은 역할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면서 동시에 협업의 가치를 체득한다면, 앞으로 어떤 조직을 구성하거나 참여하더라도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을 만드는 제작팀만이 아니라 마케팅·회계 등 다양한 역할이 조화를 이뤄야 팀 전체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서울매그넷고 박근혜 협력위원은 “이 대회에서 중요한 것은 로봇 그 자체가 아니다. 활동을 통해 팀의 가치와 비전을 실현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며, 그것이 바로 마케팅 팀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로봇의 성능을 넘어 팀의 가치와 비전을 어떻게 알리고 확산하느냐는 이 대회의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사진: 대회 중 팀별 펀딩(팀 터틀리스). 서울시 교육청〉
이번 대회에 참가한 팀 가운데 용산철도고, 이화이미디어고, 매그넷고등학교 연합으로 구성된 ‘터틀리스(Turtless)’라는 팀이 있다. 대회참여가 즐거운 경험이자 의미 있는 도전이 될 것이며 팀원들에게 새로운 경험이 될 것이라는 목표로 SSRC에 참가했다. 거북이의 느리지만 꾸준한 이미지를 팀명에 차용하고, 여기에 테트리스 게임의 블록을 하나하나 쌓아가는 이미지를 결합했다.

〈사진: 팀 터틀리스 공동작업. 용산철도고〉
터틀리스가 제작한 로봇은 주어진 미션에 따라 폼 조각과 고무 공을 집어 파이프에 넣는 기능을 중심으로 화려한 기능이나 빠른 속도보다 안정성과 정확성을 우선시하여 설계했다. 거북이의 상징처럼, 꾸준히 점수를 쌓아가는 전략이 최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터틀리스는 팀 구성의 다양성을 강점으로 꼽았다. 다른 팀들이 로봇 제작과 기술 구현에 집중한 반면, 직업계 여러 영역의 학교에서 영상, 제작, 디자인, 경영 등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모여 있다. 로봇을 전공으로 하는 학교가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 않다. 참가 팀들은 로봇의 선택, 설계, 제작만이 아니라 마케팅을 통해 펀딩을 받아 로봇을 스스로 제작해야 한다. 터틀리스는 로봇 제작뿐 아니라 팀 브랜딩과 운영까지 체계적으로 준비할 수 있다고 자부하며 이러한 융합적 구성이 자신들의 차별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학생들은 자체적으로 마케팅을 진행하고 펀딩을 모금하며 필요한 부품, 자재들을 구입한다. 이때마다 투자자를 만나서 자신들의 기획을 설명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각각의 과정에서 각자 전공에 따라 역량을 발휘할 기회를 맞게 된다.

〈사진. 마케팅을 위해 사용한 터틀리스의 이미지〉
이처럼 참가 학생들은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 로봇 제작 키트를 직접 주문하고 받았을 때의 감정, 영어로된 설명서를 함께 해석하며 부품을 공부할 때의 느낌, 이에 맞는 공구를 찾아내는 과정, 기초 구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 메모리 핀이 문제인지, 메모리 카드가 문제인지, 아니면 회로가 문제인지 고민하며 확인하는 과정을 함께 회의하고 시행착오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필요한 부품과 자재를 파악하고 직접 마련하는 과정을 겪는다.

〈사진. 스파크 세미나. 서울시교육청〉
어린 학생들이 부딪치는 어려움에 포기하지 않도록 운영진은 교육 지원과 팀원들이 방과 후 학습을 할 수 있도록 투자한다. 적절한 팀원이 필요하면 함께 구성할 수 있도록 돕는다. 결국 로봇이 작동할 때의 성취감과 팀으로 학습한 경험은 팀원들에게는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고, 이런 경험을 한 학생들을 재원으로 둔 학교와 서울시 또한 소중한 자산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용산철도고등학교 강승훈 지도교사는 “저는 여러분이 만든 로봇 그 자체보다 힘을 다해 몰두하고, 그 과정에서 성취감, 또는 아쉬움을 느끼는 경험이 중요합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그 소중한 감정을 마음껏 누리길 바랍니다.”라고 학생들에게 설명한다.

〈사진: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는 강 교사. 용산철도고〉
김 장학사는 학생들에게 “무엇인가를 처음 시작하는 일은 당연히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나 주변에는 언제든 도움을 줄 사람들이 있으며, 학생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내 대회 경험을 넘어 세계 대회 참가까지 지원할 것을 계획하고 있고, 성장한 학생들이 더 큰 세상을 경험하는 기회를 갖기를 격려하고 있다.
서울직업계고 학생로봇제작대회(SSRC)는 올해 첫 도전을 시작했지만, 직업계고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기술 경연이 아니라, 핵심역량을 기르는 장으로서 학생들의 성장을 돕는 무대이자, 기업·대학과 연계된 공유 생태계로 확장될 가능성을 품고 있다.
팀 터틀리스의 여정은 그 단적인 사례다. 거북이처럼 느리지만 꾸준히, 테트리스처럼 하나하나 쌓아가며, 이들은 로봇을 통해 역량을 쌓고 자신감을 얻었다. 결과와 관계없이 이번 경험은 학생들에게 값진 성취로 남았다.
교육청 담당자는 마지막으로 “이 모든 역량은 이론이 아니라 반복적인 ‘훈련’을 통해 길러질 수 있다”며, SSRC가 그 역량을 획득하고 성장시킬 수 있는 장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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