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토시 아라시야마 명소인 대나무 숲에서 발견된 한글 낙서. 사진 야라시야마 페이스북·교토 지역 관련 웹미디어 교토피·연합뉴스

일본 교토시 아라시야마 명소인 대나무 숲이 낙서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교토시는 지난 6일 대나무 약 7000그루를 조사한 결과 약 350그루에서 칼, 열쇠 등 날카로운 물체로 새긴 것으로 추정되는 낙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교토시는 낙서 피해가 큰 대나무의 벌채를 검토하고 있다.

알파벳뿐 아니라 일본어와 한자로 새겨진 낙서도 발견됐으며 한글로 적힌 낙서도 여럿 있었다. 온라인상에 올라온 사진을 보면 하트 문양과 함께 한글로 이름이 쓰여 있다. 방문 날짜가 적힌 낙서도 있다.

교토부립식물원은 대나무 표면에 한 번 생긴 흠집은 복구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교토시는 추가 낙서를 막기 위해 대나무 일부분에 녹색 테이프를 붙였으나 경관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시카와 케이스케 아라시야마 상가회 회장은 “아라시야마를 방문한 추억을 대나무가 아닌 마음에 새겨줬으면 좋겠다”며 관람 예절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같은 소식에 국내 네티즌들은 “나라 망신이다” “같은 한국인으로서 너무 부끄럽다” “몰상식한 행동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대나무 숲의 낙서 피해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2018년에도 대나무 약 100그루가 낙서로 훼손됐다. 당시 교토시는 일본어와 외국어로 낙서를 하지말아 달라는 내용의 안내 표지를 게시했다.

아라시야마 대나무 숲은 세계유산인 텐류지(천룡사) 북쪽 일대를 가로지르는 대나무 산책로다. 영화 ‘게이샤의 추억’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수천 그루의 대나무가 빼곡하게 이어져 있어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