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주식시장을 노려라"…무역전쟁에서 중국이 노리는 미국 아킬레스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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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연합뉴스

최근 재점화된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에서 중국이 강경 대응을 고수하면서 장기전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중국이 미국의 고율 관세 위협에 맞서 희토류 수출 통제를 강화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00% 추가관세”를 선언하며 맞불을 놨다. 이에 중국 상무부는 “미국이 이중 잣대로 위협을 남발하고 있다”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반박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강경 대응의 이면에 '미국 주식시장 공략'이 자리잡고 있다고 봤다. WSJ은 14일(현지시간) “중국이 미국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냈다”며 “시진핑 주석은 미국 경제가 장기적인 무역 갈등을 버티기 어렵다고 확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노린 약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식시장 집착’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주가를 자신의 경제 성적표로 삼아왔다. 강경발언을 했다가도 시장이 흔들리면 즉각 완화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실제 지난 4월 무역갈등이 증시 폭락으로 이어지자 미국은 한 달 만에 휴전을 선언했고, 이후 중국과 틱톡 협정을 체결했다. 러시 도시 조지타운대 외교대학원 안보학 조교수는 WSJ에 “트럼프가 결국 시장 불안을 이유로 굴복할 것이라고 중국이 예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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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1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 폐막식에서 참석자들이 손을 들어 표결을 하고 있다. CC-TV 캡처

중국의 강경 노선은 미국 내부의 분열을 시험하는 동시에 시 주석의 정치적 체면을 지키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신보 상하이 푸단대 미국연구센터 주임은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와 통화 열흘 만에 미국이 제재를 확대하자, 시진핑은 공산당 지도부 회동을 앞두고 강하게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오는 20∼23일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에서 향후 10년간의 경제·사회 발전 청사진을 제시한다.

중국 학자들은 이번 갈등이 오히려 내부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봤다. 양젠원 상하이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외부 압력은 동기 부여로 작용할 수 있다”며 “기술 자립과 안보 강화가 가속화될 것”이라고 했다. 왕단 유라시아그룹 중국 담당 이사도 “이번 사태가 미국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 안정적 전략 기조를 4중전회에서 더욱 강조하게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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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유 기업인 허베이 항만 그룹(Hebei Port Group)의 허더 해운(Hede Shipping)이 지난 13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컨테이너를 싣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AFP=연합뉴스

다만 외신은 이번 갈등이 장기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양국이 서로의 약점을 쥔 ‘상호 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isruption)’ 상태”라며 “긴장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NYT는 “희토류와 반도체라는 양대 전략 자산을 둘러싼 위험한 치킨게임이 시작됐다”고 표현했다.

이제 관심은 이달 말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로 쏠린다. 두 정상 모두 참석할 가능성이 높아 양자 회담이 성사될지가 관건이다. 라이언 하스 브루킹스연구소 중국센터 소장은 “이번 회담은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시진핑은 더 큰 안정과 예측 가능성을 강조하겠지만, 트럼프는 희토류 공급 보장이나 관세 제한을 조건으로 한 일시적 휴전 연장을 시도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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