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베네수엘라 내 CIA 비밀 작전 승인…“지상 타격도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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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AFP=연합뉴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향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내 비밀 작전 수행을 승인했다는 보도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온 데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를 대상으로 한 지상 타격 가능성을 거론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영토 내에서의 ‘살상’을 포함한 CIA 비밀 작전 수행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CIA는 마두로 대통령 및 정권 주요 인사를 상대로 군사 작전 등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미 당국자들은 비공개석상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조치의 최종 목표는 마두로 대통령 축출이라고 밝혔다고 NYT는 전했다. 다만 CIA가 어떠한 형태의 구체적인 작전을 계획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NYT 보도 이후 기자들과 만나 “지상 타격을 검토 중”이라며 “해상은 이미 아주 잘 통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다만‘CIA가 마두로 대통령 제거 작전을 승인받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터무니없는 질문”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상 타격을 감행할 경우 공해 상에서 베네수엘라 마약 수송선을 대상으로 하던 기존 작전 범위가 크게 확대되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마약 밀매 조직을 비호하고 있다며 지난달부터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에서 마약 수송선으로 판단되는 선박을 공격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15일(현지시간) 공개한 베네수엘라 마약 운반선 공습 영상 캡처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현재 베네수엘라 인근에 1만여명의 병력을 주둔시켰다. 미 해군 소속 군함 8척과 잠수함도 인근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작전이 본격화하는 과정에서 마두로 정권은 유화 제스처도 꺼내 들었으나 효과는 없었다.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및 기타 광물 자원에 대한 지분을 트럼프 행정부에 제안하며 관계 개선을 시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과 외교적 대화 중단을 명령했다고 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이 베네수엘라 내 마약 카르텔 활동을 암묵적으로 용인하고 있다고 주장 중이다. 미국 법무부는 트럼프 대통령 1기 행정부 당시인 2020년 3월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테러(narcoterrorism)와 마약 밀매 등 혐의로 기소했다. 법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 및 유죄 선고로 이어질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현상금 1500만 달러를 약속했고 이는 올해 8월 5000만 달러까지 인상됐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일종의 ‘함포외교(Gunboat Diplomacy)’라고 설명한다. 함포외교는 해군력 등 군사력을 동원해 상대국에 압력을 넣고 협상을 강요하는 외교 전략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라틴아메리카 담당 선임 연구원 크리스토퍼 사바티니는 스페인 매체 엘 파이스(El Pais)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일종의 함포외교로 베네수엘라 마약 밀매 문제 근절보다는 마두로 정권의 교체를 목적으로 한 접근”이라고 말했다.
마두로 정권은 이같은 트럼프 행정부의 조치가 국제법을 위반이라며 마약 문제를 핑계로 베네수엘라의 자원을 탈취하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베네수엘라 반체제 인사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압박을 환영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는 같은날 CNN과 인터뷰에서 “마두로를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를 종식하려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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