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윤현식 작가 개인전 '환생' 20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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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식 작가의 개인전 ‘환생 還生’이 10월 15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인사동 인사아트센터 1층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전시의 뼈대를 남기고 사라진 것들과, 사라짐 너머에서 다시 피어난 것들에 대한 시각적 사유를 담고 있으며, 작가 특유의 재료 실험과 깊은 존재 철학이 어우러진 작품 20여 점이 소개된다.
윤 작가는 광물성 분말을 안료처럼 녹여 만든 재료인 석체(石體)를 여러 겹으로 쌓아 올려 두터운 질감을 완성했다. 마치 시간이 굳어 형체로 남은 듯 단단한 표면 아래에는 부서진 기억과 생명의 흔적이 담겨 있다.
대표작 ‘숨의 기억’에서는 거친 화면 위로 생명의 리듬을 닮은 균열이 이어지고, 틈새마다 스며드는 빛은 상처를 지나 회복으로 가는 통로처럼 읽힌다. 또 다른 대작 ‘부활의 땅’은 흙빛과 석체의 질감이 뒤엉킨 표면 위로 은분과 금분이 스며들며 고요한 빛의 층위를 만든다. 작가는 “고통은 생명이 깨어나는 자리이며, 균열은 새로운 숨이 시작되는 입구”라고 말한다.
윤현식의 회화는 특정 계보나 전통보다 개인의 내면과 존재의 사유에 뿌리를 둔다. 물질과 시간, 형상과 흔적을 한 화면에 공존시키며, 인간의 기억과 생명을 조형적으로 환원한다. 두터운 재료층 속에서 작가는 ‘존재의 조형학’을 구축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조형을 넘어 철학적 탐구의 과정이며, 물질이 사유로 변모하는 순간의 기록이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윤 작가의 그림을 통해 사라짐이 끝이 아님을, 생명은 다시 솟아오른다는 메시지를 마주하게 된다. 조용한 화면 속 숨결과 빛의 결이 우리의 내면을 흔들며, 작품은 언어를 넘어 존재의 근원으로 안내한다. 이번 개인전은 예술을 통해 삶과 죽음, 상실과 부활을 다시 사유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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