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초강력 폭탄 서울은 "집 문의 뚝" 규제 빗겨간 동탄은 "전화 …
-
6회 연결
본문

16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소재 시가 15억 초과~25억원 미만 주택의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4억원으로 감소한다. 25억원을 초과할 경우 주택담보대출 한도는 2억원으로 줄어든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어제까지 전화가 불통이더니 오늘은 한 통도 없어요.”
16일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서 만난 A부동산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고강도 규제를 담은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후 “문의가 뚝 끊겼다”며 이렇게 말했다. 뉴타운 재개발 호재가 있는 이 동네도 전용면적 84㎡ 아파트 가격이 2~3개월 전 15억원대에서 최근 18억6000만원까지 올랐다. 그는 “규제지역 지정으로 대출 한도가 오늘부터 줄어드니까 어제는 밤 늦게까지 계약이 이뤄졌다”며 “하지만 오늘은 전세 낀 매물을 이제 팔지 못하니 걱정이 큰 집주인들 전화만 오고 있다”고 전했다.
10·15 부동산 대책에 따라 서울 전역과 경기 남부 12곳 시·구가 이날부터 규제지역(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으로 지정돼 대출 한도가 축소됐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은 20일부터 시행돼 19일까지 갭 투자(전세 낀 매매)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부동산 시장에선 토허 구역에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마지막 5일장’(15일 기준 20일까지), ‘골든타임’이란 얘기까지 나왔다.
하지만 막상 대출 한도가 크게 줄다 보니 서울 대부분 지역의 중개업소가 한산했다. 마포구 아현동 대단지 앞 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긴 84㎡ 기준 25억~26억원대라 대출 한도가 2억원밖에 안 나온다”며 “당장은 무리라고 생각해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마포 아파트를 팔고 강남으로 갈아타려던 한 손님은 강남 아파트부터 매수했다가 어제 규제로 마포 아파트가 안 팔려 난처한 상황이 됐다”고 귀띔했다.
15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지역에선 매수 문의가 조금씩 이어졌다. 노원구 상계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여긴 전용 59㎡ 가격이 7억원대니까 전세(3억원) 끼고 살 만하다고 보는 30대 고객의 문의 전화가 꽤 오고 있다”고 했고, 용인 수지구의 공인중개사는 “토허제가 시행되면 집 팔기가 어려워질까봐 시세보다 1억 넘게 낮춘 급매가 오늘만 2건 나왔다”고 말했다.
비규제 지역은 '들썩'

경기도 화성시 동탄역 인근 아파트 단지 모습. 정은혜 기자
반대로 이번에 규제를 비껴간 지역은 문의 전화가 이어진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2신도시가 대표적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공인중개사는 “아침부터 매수 문의가 많다”며 “선호 단지인 ‘동탄역 롯데캐슬’은 집주인들이 호가를 1억~1억5000만원씩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84㎡가 지난달까지 16억원 초반에 팔렸는데 고층 매물 호가가 17억~18억이 됐다면서다. 그는 “인근 59㎡ 소형 단지는 9억~10억원대로 전세(4억~5억원)를 끼면 상대적으로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전국에서 갭 투자 문의가 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안양 만안구의 한 공인중개사도 “인근 59㎡ 7억~8억원대고 전세 가격이 4억 중반대로 높은 편이라 갭 투자 문의가 많다. 하루종일 전화가 끊이지 않아 매우 분주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비규제 지역으로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상대적으로 집값이 많이 오르지 않았는데 규제지역이 된 서울 외곽과 경기 일부 지역은 불만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실제 동탄2신도시와 인접한 수원시 영통·장안·팔달구 등 7곳은 2022년 11월 규제지역에서 해제된 뒤 이번에 재지정됐지만, 지난 3년간 이들 지역 아파트값은 모두 하락했다. 2022년 10월 대비 지난달 아파트값 하락 폭이 의왕시가 -14.93%로 가장 컸고, 수원 장안(-9.18%), 수원 영통(-8.55%), 성남 중원(-8.71%) 등이었다. 수원 영통구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집값이 많이 오른 곳을 규제해야지, 왜 경기까지 지정한 건지 모르겠다”며 “비규제 지역이 된 동탄2신도시 집값이 들썩인다니 더 화가 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