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베센트 "10일 내 결론 예상"…'제한적 통화 스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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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이 미국과의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위해 16일 오전 인천 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하고 있다. 뉴스1
한국이 미국에 약속한 3500억 달러(약 500조원)의 투자방식을 놓고 이견을 보였던 한ㆍ미 양국이 관세협상의 접점을 찾아가고 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15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기자의 질문에 “이견은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협상 결과물)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사실상 최종 합의 국면 진입을 시사한 발언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같은 날 “미국이 한국의 외환시장 상황을 많이 이해하고 있다”며 “아마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일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 협상단이 16일 오후 미국 백악관 관리예산국(OMB)을 직접 방문하기로 한 것도 협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날 워싱턴DC행 비행기에 오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도착 직후 OMB에서 관세 협상 후속 논의를 진행하고, 구윤철 부총리도 합류할 예정이다.
OMB는 미국 연방정부의 예산을 관리하고 행정부 정책 집행을 감독하는 기관으로,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정책 실현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핵심 조직이다. 이에 한ㆍ미 양국이 도출한 합의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MOU) 문안을 최종 조율하기 위해 협상단이 OMB를 찾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한국의 대미 투자금을 선불(up front)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한국을 압박했다. 이와 관련 한국 정부는
그간 무제한 통화 스와프를 한미 관세협상 타결의 '필요 조건'이라고 강조해왔다.
이에 대해 위성락 대통령실 안보실장은 이날 “통화 스와프 얘기는 전에 우리가 제기한 적도 있고, 미국에서 붙들고 있었는데 별 진전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위 실장의 통화 스와프 발언은 아직 양측이 합의하지 않았고 협의 중이라는 취지”라며 “한미간 관세 협상은 국익 최우선 원칙에 따라 주요 쟁점에 대해 이견을 좁혀 나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제한적 규모의 통화 스와프’ + 알파(α)로 3500억달러 대미 투자펀드를 구성하는 방안으로 양국이 이견을 좁히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양국 중앙은행이 체결하는 전통적인 방식이 아니라, 한국은행과 미국 재무부가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는 변칙적인 방식이다. 한국은행이 원화를 담보로 맡기면, 미국 정부가 보유 중인 달러를 펀드 자금 일부로 활용한다.
여기에는 미 재무부가 금융안정을 위해 가진 일종의 ‘비자금’ 격인 외환안정화기금(ESFㆍExchange Stabilization Fund)를 활용하는 구상이다. 미 재무부는 지난 9일 ESF를 통해 아르헨티나와 200억 달러 규모 통화 스와프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다만 ESF의 순잔액은 450억 달러(8월 기준) 수준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대미 투자액을 구성하는 여러 카드의 하나로 보는 시각이 많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활용할 ESF 금액이 많지 않다”며 “그 외에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국의 부담 완화를 위해 ‘캐피털콜(capital call)’ 방식, 분할 집행 등에 미국이 일정 부분 긍정적 반응을 보였을 것이란 해석도 나온다. 캐피털콜은 출자금을 한꺼번에 납입하지 않고, 약정 한도 내에서 필요할 때마다 출자 요구에 응하는 방식이다. 이를 적용하면 3500억 달러를 한 번에 마련할 필요가 없어 재정 부담을 덜 수 있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지난달 내년 예산안 브리핑에서 “어떤 식으로 이뤄져도 프로젝트가 있으면 ‘캐피털 콜’ 형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산업은행ㆍ수출입은행ㆍ무역보험공사 등의 자본금 확충, 추가 출자를 위해 총 1조9000억원의 내년 예산을 반영해 ‘투자 실탄’ 마련해놨다.
다만 협상팀 핵심 관계자는 “협상이라는 게 이랬다저랬다 하는 상황이라 아직까진 확실하게 정해진 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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