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시바 총리, 야스쿠니에 공물 봉납…다카이치는 '참배 보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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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전 일본 도쿄 야스쿠니신사에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봉납한 공물이 놓여 있다. '마사카키'라고 하는 이 공물은 비쭈기나무 화분이다. 연합뉴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에 공물을 봉납했다.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이시바 총리는 이날 시작된 추계 예대제(秋季例大祭·가을 제사)를 맞아 ‘내각총리대신 이시바 시게루’ 명의로 ‘마사카키’라 불리는 공물을 봉납했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네 번째 공물 봉납이다.

이시바 총리는 전임인 기시다 후미오, 스가 요시히데 전 총리의 선례를 따라 직접 참배 대신 공물 또는 공물 대금만 납부하는 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패전기념일인 지난 8월에는 자민당 총재 명의로 다마구시(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신사 봉납물) 대금을 납부했다. 일본 현직 총리가 야스쿠니신사를 직접 참배한 것은 2015년 아베 신조 전 총리가 마지막이다.

이시바 총리의 퇴임이 임박한 상황에서 차기 총리로 유력한 다카이치 사나에 집권 자민당 총재는 19일 만료되는 추계 예대제 기간에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하지 않기로 했다. 참배 대신 다마구시 대금을 납부할 예정이라고 NHK 등이 전했다.

자민당 내 대표적인 우익인 다카이치 총재는 과거 경제안보담당상과 총무상 재임 시절에 패전일과 봄·가을 예대제마다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이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 등 주요 외교 일정이 예정된 상황이어서 외교적 부담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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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패전 80년을 맞은 지난 8월15일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집권 자민당 다카이치 사나에 의원이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다. 연합뉴스

다카이치는 과거 “국책(國策)에 따라 숨진 이들에게 계속 경의를 표하고 싶다”며 참배를 지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올해 자민당 총재 선거 과정에서는 “적절히 판단하겠다”, “시기와 상황에 맞게 위령하고 평화를 기원하겠다”는 등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우익 성향 일본유신회와 자민당 일부 의원들은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명의로 이번 예대제 기간 중 집단 참배할 예정이라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일본 국회는 오는 21일 임시회를 소집하고 새 총리를 임명할 예정이다.

1869년 도쿄에 세워진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유신 전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000여 명의 영령을 떠받들고 있다. 이 중 약 90%가 태평양전쟁 관련자다.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처형된 제2차 세계대전 A급 전범 14명도 포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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