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캄보디아인들 밤마다 괴롭힌다...국경서 들리는 귀신소리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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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과 국경을 맞댄 캄보디아 접경 마을이 기괴한 소음을 틀어대는 태국 인플루언서의 ‘기행’에 신음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지난 7월 전투로 40명 이상이 숨지는 등 양국 국경 분쟁이 지속되면서 민간 영역에서도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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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태국 국경지역인 수린의 수린드라 하자브하트 대학 내 체육관으로 피난 온 태국 피난민들. AFP=연합뉴스

최근 크메르타임스 등 캄보디아 매체에 따르면 지난 10일 밤부터 캄보디아 북서부 마을 프레이찬과 초크체이 등에선 울부짖는 듯한 괴음과 항공기 엔진 소리가 장시간 반복 송출돼 주민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해당 사태는 건 좀팔랑이라는 태국 우파 성향 인플루언서가 주도하고 있다고 한다. 트럭에 대형 스피커를 싣고 국경 방면으로 귀신소리와 비슷한 괴음을 트는 방식이다. 북한이 지난 6월까지 접경 지역에서 대남 확성기를 통해 쇠 긁는 소리, 귀신 소리 등을 낸 도발과도 유사하다.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영유권 등을 놓고 100년 넘게 묵혀온 갈등은 캄보디아와 태국 모두에서 정치적 불안정과 맞물려 두 나라 국민들의 감정도 격화되는 중이다.

캄보디아 언론은 소음 심리전이 사실상 태국군이 자행한다고 주장한다. 일개 인플루언서가 국경 지대에서 벌이는 일탈을 태국군이 방조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크메르타임스는 “건 좀팔랑이 얼마 전 접경 지역 캄보디아 민간인들을 상대로 인분 테러에 나서겠다고 협박한 적도 있다”며 “그럼에도 태국 정부는 제지하지 않는 등 오히려 동조하는 모습마저 보인다”고 보도했다. “포퓰리즘과 선동이 책임 있는 국정 운영을 대체하는 게 현재 태국 정치의 위기”라고 주장했다.

양국의 국경 분쟁에 군 당국이 아닌 민간인이 앞장 서는 건 공식적으로 휴전 중이어서다. 지난 7월 하순 국경 지대에서 5일 동안 벌어진 전투로 양국에서 최소 43명이 숨지고 30만 명 이상의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과 말레이시아의 중재 노력으로 양국은 같은 달 말부터 휴전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그럼에도 9월 캄보디아 시위대와 태국 경찰 간 충돌로 최소 23명의 캄보디아인이 다치는 등 크고 작은 유혈사태가 끊이질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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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태국 수린 지역에서 태국 포병대가 캄보디아 국경 지대를 향해 포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캄보디아 인권위원회(CHRC)는 지난 11일 유엔 인권최고대표에 서한을 보내 조사를 촉구했다. 태국 내부에선 자성론이 일기도 했다. 인권운동가 출신인 앙카나 닐라파짓 태국 상원의원은 “분쟁 상황이라도 민간인에게 공포를 유발하는 행위는 고문방지협약(CAT)이 금지하는 심리적 고문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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