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노출 심해 가슴 만졌다"던 공무원…피해자 입은 옷 봤더니

본문

bt796629f6c80221299595aa8a3c1b350d.jpg

사건 당시 피해자가 입은 옷차림. 전주성폭력상담소=연합뉴스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근무할 때 공무원 상사에게 가슴 부위를 맞은 피해자 측이 “이 사건의 본질은 ‘동성 간 성폭력’”이라고 주장했다.

사건 피해자인 A씨(32·여)와 전주성폭력상담소는 지난 16일 이 사건의 피고인 B씨(48·여)가 항소심 최후 변론에서 ‘노출이 심한 옷을 입은 피해자를 지적하다가 (가슴 부위를) 터치했다’는 발언에 반박하며 당시 A씨가 진료소에서 입은 옷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 속 옷은 팔과 다리를 가리는 운동복과 패딩으로, B씨가 법정에서 언급한 피해자의 옷차림과는 큰 차이가 있어 보인다.

권지현 전주성폭력상담소장은 연합뉴스에 “사건 당시 가해자는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움켜쥐었는데 이건 명백한 추행”이라며 “동성 간이라고 이러한 행위를 이해하거나 용납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권 소장은 “그런데도 피고인은 법정에서 피해자의 옷차림을 문제 삼으며 범행의 책임을 피해자에게 떠넘겼다”며 “사실과 다른 이런 발언이 보도되면서 피해자는 현재 극심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고 있다”고 했다.

앞서 전주지법 제2형사부(김도형 부장판사)는 지난 2일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전주시 공무원 B씨의 항소심에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유지했다.

B씨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지난 2022년 1월13일 오전 9시50분쯤 전주시 완산구의 한 선별진료소에서 공무직인 A씨의 가슴을 손으로 2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항소심에서 B씨는 A씨의 옷차림이 폭행 이유였다고 진술했다. 그는 법정에서 “진료소 근무자들이 일회용 가운을 입는데 A씨의 옷차림이 너무 민망했다”며 “휴게실에 들어가면 오염 문제로 가운을 벗어야 하는데 A씨의 몸선이 다 드러날 정도였다”고 말했다.

이어 “매일 3300명의 시민이 선별진료소를 찾았던 당시 그런 부분을 지적하기 위해 A씨의 몸을 두드리면서 이야기한 것”이라며 “말로만 해야 했는데 살짝이라도 터치한 걸 후회하고 있다”고 선처를 호소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원심의 형량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며 항소를 기각했다.

B씨는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기 위해 최근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52,66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