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신태용 폭로 VS 골프 세리머니, "누가 더 진솔한지 나중에 알게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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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울산 이청용이 골을 넣은 뒤 골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울산 HD 주축 선수들이 ‘신태용 전 감독의 폭로 이슈’에 대해 입을 열었다.
울산의 이청용과 김영권, 조현우는 18일 울산문수축구장에서 열린 K리그1 33라운드 광주FC와 홈 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둔 뒤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의 요청에 인터뷰에 임했다.
앞서 신 감독은 울산 부임 두 달 만인 지난 9일 경질됐다. 울산 구단은 K리그1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 그쳐 10위로 10년 만에 파이널B로 떨어지자 성적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신 감독과 계약을 해지했다.
이후 신 감독은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통해 “난 ‘바지 감독’이었다”며 울산 구단과 선수가 자신을 배제했다고 폭로했다. 신 감독이 지난 1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중국 원정 경기 후 “내년 선수단을 대폭 물갈이할 것”이라고 시사한 뒤, 일부 고참 선수들이 구단과 직접 소통해 ‘신 감독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현했고, 구단이 선수 말만 듣고 경질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신 감독은 훈련 중 ‘폭행’과 ‘폭언’은 애정 표현이었으며, 구단 원정 버스 짐칸에 실린 골프 가방 사진이 공개되자 원정경기 기간에 골프를 쳤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신태용 전 울산 감독.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이후 신 감독은 지난 15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반전을 이끌지 못한 건 내 잘못이다. 다른 변명은 하지 않겠다. 저의 책임”이라며“나는 울산을 떠났지만, 울산은 1부리그를 떠나서는 안된다. 뒤에서 열심히 응원하겠다”고 적었다. 하지만 그 다음날에도 신 감독의 인터뷰 및 특정 고참 선수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하극상이 있었다는 보도들이 이어졌다.
울산 구단과 선수단은 신 감독의 폭로전에 대해 말을 아꼈지만, 논란이 확산되자 세 선수가 공식 석상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한 거다.

프로축구 울산 김영권. [사진 프로축구연맹]
‘일각에서는 신 감독의 폭로에 구단과 선수단이 침묵하는 이유가 사실이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있다’는 취재진의 물음에 이청용은 “팀과 우리팀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누가 더 진솔된지는 나중에 알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저희는 여기 남아있는 선수고 남은 경기들이 있기 때문에, 부끄러운 (1부 잔류라는) 목표를 잘 달성한 다음에 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주장 조현우도 “(나 역시도) 똑같은 생각이다. 남아있는 선수들이 해야 될 게 있기 때문에, 경기에만 집중하겠다. 저희가 시즌 끝나고 더 할 수 있는 말이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같은 목소리를 냈다. 주장 김영권 또한 “지금은 시기가 뭔 가를 말할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일단 잔류라는 아쉬운 목표를 달성한 후에 뭔가 말할 수 있을 때, 그 때 하는 게 좋다고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그런 얘기를 나눴다”고 했다. 또 김영권은 “지금 시기보다는 (나중에 말하는 걸 팬들이)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구단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눠야 하고 좀만 더 기다려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청용은 득점 후 골프 스윙을 한 뒤 공이 날아가는 먼 산을 바라보는 포즈를 취했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이청용은 득점 후 골프 스윙을 한 뒤 공이 날아가는 먼 산을 바라보는 포즈를 취했는데, 신태용 전 울산 감독을 겨냥한 세리머니로 추측됐다. 이청용은 세리머니에 대한 질문에 “아까 말씀 드린 것에 다 포함된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앞서 이청용은 “중요한 경기에서 팀 모두가 하나가 돼 승리할 수 있어 기쁘게 생각한다. 잘 준비해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세 선수의 말을 종합하면, 울산 선수단은 이번 사태를 많은 팬들이 궁금해 하고 염려하는 부분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팀을 외부에서 흔드는 말들에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건 ‘인정’이 아니라 ’경기에만 집중하기 위함’이라는 의미라는 뉘앙스였다. 신 감독의 폭로와 다른 점이 있고, 구단의 위기 상황이 종료되는 시점에 진실에 대해 반박할 거라고 시사한 거다.

프로축구 울산 조현우. [사진 프로축구연맹]
울산은 수 년째 구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구단으로, 경기장과 라커룸, 클럽하우스에서도 촬영이 이뤄져 신 감독 폭로와 배치되는 영상이 있을 수도 있다. 신 감독과 동반 퇴진한 김광국 전 울산 대표는 KBS와 인터뷰에서 “신 감독이 욕설과 신체 접촉을 하는 등 선수를 대하는 모습에 문제가 있어 공문까지 보내며 반대했고, 훈련 방식도 현대축구와 맞지 않아 경질을 결정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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