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하마스에 경고한 美 “가자지구서 민간인 공격하면 휴전 위반”
-
4회 연결
본문
미국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 반대세력과 무력으로 충돌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 구상에 어긋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18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 주거 지역을 걷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 국무부는 18일(현지시간) 하마스가 팔레스타인 민간인에 대한 공격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공격을 실행할 경우 이스라엘과 합의한 가자전쟁 휴전 위반으로 간주하고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이 계획된 공격은 정전 협정을 직접적이고 심각하게 위반하는 것이고 중재 노력을 통해 이룬 상당한 진전을 훼손할 것”이라며 “(공격이 실행되면) 가자지구 주민들을 보호하고 휴전의 온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10일 이스라엘과의 가자 평화 구상 1단계 합의에 따라 휴전에 들어간 직후에도 반대 세력 숙청 등으로 무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런 행동이 휴전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고 판단한 미국이 강경 메시지를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 15일엔 1단계 휴전 합의에 따른 인질 송환 과정에서 불거진 이스라엘 측 불만에도 “하마스가 모든 인질 유해를 인도하지 않는다고 휴전 합의를 위반하는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미 정부 고위 관계자)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이러한 사건들이 트럼프가 중재한 합의를 무너뜨릴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지만, 양측 간의 깊은 불신으로 향후 더 복잡한 2단계 합의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될 수많은 어려움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지적했다.

지난 15일 카타르 도하에서 진행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고위 관리 무함마드 나잘과의 인터뷰. 로이터=연합뉴스
하마스가 무장해제에 대한 확답을 미루고 있는 것도 2단계 합의의 난관으로 지적된다. 하마스 정치국 위원인 무함마드 나잘은 지난 17일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무기를 포함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 문제는 ‘예’나 ‘아니오’로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 ‘무장해제’가 누구에게 무기를 넘긴다는 것인지에 달려 있다”면서다. 겉으론 협상 여지를 남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조건이 맞지 않으면 무장해제를 하지 않겠다는 거부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하마스 조직원들이 가자지구 내에서 공개 처형을 실시한 데 대해선 “처형자들은 살인죄를 저지른 범죄자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는 18일 “하마스가 가자지구 내에서 조직을 재건하고 권력을 재확립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처형은 물론 마피아와 같은 강압적 방식도 동원하는 중”이고 우려했다.

지난 17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팔레스타인 어린이들이 굴착기로 시신을 수습하려는 현장에 도착한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요원들을 향해 환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1단계 휴전 합의 이후에도 각종 잡음이 불거지면서 20일로 예정된 라파 국경 검문소의 개방도 불투명해졌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날 가자지구 남부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가 20일부터 개방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스라엘 총리실은 같은 날 “검문소 개방은 하마스가 사망한 인질 송환 등 합의를 이행하는 것에 따라 검토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집트와 인접한 라파 국경 검문소는 이스라엘을 거치지 않고 가자지구로 진입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검문소 개방 이후 이곳에선 가자지구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 물품 전달이 이뤄질 계획이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