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내란특검, 조태용 불구속 기소 전망…박성재 영장 재청구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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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지난 15일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사에 위치한 내란 특검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을 이르면 이번 주중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내부에서는 조 전 원장에 대해 내란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해 국정원법상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19일 전해졌다.
특검팀은 지난 15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조 전 원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준비한 질문을 모두 소화했으며, 추가 조사 필요성은 없다고 결론냈다.
조 전 원장은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계엄 선포 당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호출을 받아 오후 9시경 대통령 집무실에서 비상계엄 선포 사실을 고지받았다. 이후 대통령실 대접견실을 나서며 문건을 들고 있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되기도 했다.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비상계엄 사실을 인지하고도 곧바로 국회에 보고하지 않아 직무를 유기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정원법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대통령과 국회 정보위원회에 지체 없이 보고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특검팀은 이를 단순 판단 미비가 아닌 ‘의무 불이행’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 전 원장은 직무유기 외에도 ▶홍장원 전 1차장 동선이 담긴 CCTV 영상을 국민의힘 측에만 제공한 혐의(정치 중립 위반) ▶홍 전 1차장 사직 강요(직권남용) ▶윤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증인으로 출석해 ‘비상대권을 사전에 보고받은 적 없다’고 진술한 위증 혐의 등도 받고 있다. 그러나 특검팀은 조 전 원장이 국무회의 참석 대상이 아니고 국정원의 주요 기능이 계엄과 직접적 관련이 적다는 점에서 내란 중요임무종사나 방조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본다.
이 때문에 특검팀은 구속영장 청구 없이 직무유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그간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대 전 드론작전사령관의 구속영장 청구 등을 제외하곤 내란 혐의를 적용한 피의자에 한해 구속영장을 청구해왔다.
박성재, 23일 추가 조사 후 영장 재청구 예정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이 지난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우상조 기자. 2025.10.14.
특검팀은 지난 15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을 오는 23일 추가로 조사한다. 법원이 ‘위법성 인식 경위와 구체적 내용’을 다툴 여지가 있다고 본 만큼, 특검팀은 포고령 사전 인식 정황 등 계엄의 위헌·위법성 인지 증거를 보강해 구속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 당일 포고령 내용을 이미 인지한 상태에서 후속 지시를 내렸다고 보고 있다. 당시 대통령실 대접견실 CCTV에는 그가 문건을 들여다보는 장면이 담겼으며, 해당 문건이 위헌·위법 조항이 포함된 포고령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특검팀 판단이다. 특히 포고령에는 ‘처단’ 등 사법처리 관련 조항이 담겨 있어 주무 부서인 법무부 장관에게 고지될 수밖에 없다는 점도 근거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비상계엄 당일 박 전 장관과 같이 소집된 한덕수 전 총리 역시 포고령을 사전에 전달받은 사실이 확인된 바 있다.
박 전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법무부 실국장 회의 등에서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본부로 검사 파견 검토 ▶출국금지팀 대기 ▶구치소 수용 여력 파악을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이 비상계엄의 위헌성을 인지한 상태에서 후속조치를 지시했고, 이 조치들이 계엄을 정당화하고 유지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할 중요 수단들이었다고 보고 있다.
반면 박 전 장관 측은 포고령 등을 사전에 받은 적이 없고, “국헌 문란 목적의 계엄인지 몰랐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법무부 실무자들에게 내린 지시 역시 통상적 검토 수준의 행정 처리였다는 입장이다.

박성재 전 법무부장관은 지난 13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우두머리 방조 등 혐의 사건 2차 공판에서 공개된 대통령실 폐쇄회로(CC)TV에 윤석열 전 대통령이 국무회의 정족수가 충족되지 않았음에도 계엄을 선포하러 일어서자 만류하는 모습이 찍혔다. 테이블 왼쪽 줄 끝에서 세번째가 박 전 장관. 그 근처에 선 것이 윤 전 대통령. 법원cctv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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