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역전의 여왕이던 20대, 역전 당하지 않는 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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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우승 트로피를 들고 함박웃음을 짓는 김세영. [AP=연합뉴스]
김세영(32)이 19일 전남 해남의 파인비치 골프장에서 끝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최종합계 24언더파로, 2위 하타오카 나사(일본)를 4타 차로 따돌렸다. 우승 상금은 34만5000달러(약 4억9100만원)다.
김세영은 ‘역전의 여왕’으로 이름을 날렸다. 20살이던 2013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한화 클래식에서 유소연에 5타 뒤지다가 이글과 홀인원 등을 몰아치며 역전 우승했다. 2015년 롯데 챔피언십에서는 마지막 홀 두 번째 샷을 물에 빠뜨리고도 칩샷을 홀에 넣어 살아나더니, 연장전에서 샷이글로 박인비를 제쳤다.
2018년 7월 LPGA 투어 손베리 클래식에서 김세영은 31언더파 257타를 기록해 LPGA 투어 72홀 역대 최저타 및 최다 언더파 신기록을 세웠다. 2020년까지 LPGA 투어에서 12승을 거뒀는데, 김세영이 마지막 날 빨간색 바지를 입고 나오면 선두권 선수들이 떨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이후 우승과 거리가 있었다.
32살 김세영의 샷 거리는 예전만 못하다. 여전히 최종라운드에 빨간색 바지를 입고 나오지만 더는 폭풍처럼 몰아치던 ‘역전의 여왕’이 아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그런 막판 폭발력이 필요 없었다. 첫날(16일)에만 10언더파를 치고 선두로 나섰다. 안정적인 경기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최종라운드를 2위에 4타 앞선 선두로 출발한 김세영은 4번 홀을 지나면서 1타 차까지 쫓겼다. 그러나 5번 홀부터 3연속 버디로 다시 4타 차로 도망갔다. 북서풍 탓에 선수들은 짧은 퍼트 앞에서 벌벌 떨었다. 그러나 김세영은 마지막 날 짧은 퍼트 실수가 거의 없었다. 가장 어려운 15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6타 차로 간격을 벌려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김세영의 아버지 김정일씨는 “(김세영이) 겉모습과 달리 예민한 성격이라 코로나19 셧다운 시기에 우울해 했고, 이후 성적도 부진했다. 그런데 작년에 ‘이제야 골프가 뭔지 알았다’고 말하더라”라고 전했다. 김세영은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시 시작해야 한다.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경험을 살리되 루키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남 땅끝마을에 위치한 파인비치 골프장에는 이날 3만 관중이 몰렸다. 특히 김세영이 속한 챔피언 조에는 갤러리가 빼곡히 들어차 움직이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영암에서 태어났고, 외가가 무안인 김세영은 “고향 분들 응원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아림과 셸린 부티에(프랑스)가 18언더파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노예림(미국)과 해나 그린(호주)이 17언더파 공동 5위, 안나린·최혜진·린디 덩컨(미국)이 16언더파 공동 7위에 올랐다. 윤이나는 12언더파 공동 24위를 차지했다.
한편, 경기 파주 서원밸리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더채리티 클래식에서는 최승빈(24)이 최종합계 16언더파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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