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소리 없이 찾아오는 골다공증, 키 줄고 허리 굽어지는 게 단서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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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 건강 오래도록 유지하려면

골량 줄고 약해져 가벼운 충격에도 골절
특별한 증상 없어도 골밀도 검사 권장
여성은 폐경 후 5년 동안 뼈 소실 많아
칼슘·비타민D 등 보충하고 운동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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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수록 뼈의 양이 줄고 뼈가 약해지면서 골다공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출처: Gettyimagesbank]

뼈는 단순히 몸을 지탱하는 골격 구조물이 아니다. 인체의 뼈는 서로 연결돼 근육·관절과 함께 움직임을 만든다. 뼈 안쪽의 골수에서는 적혈구·백혈구·혈소판 같은 혈액세포가 만들어진다. 이는 면역 기능과 산소 운반, 혈액 응고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뼈는 칼슘, 인 등 주요 무기질의 저장소이면서 호르몬의 작용과 대사 조절에 관여한다.

뼈는 일생에 걸쳐 계속 변한다. 뼈의 양이 20~30세 때 최대였다가 50세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뼈의 양이 급감하는데, 특히 여성은 폐경 후 첫 5년 동안 뼈가 가장 많이 소실된다.

한 번 뼈 부러지면 재골절 위험 증가

뼈의 양이 줄면서 가장 주의할 질병은 골다공증이다. 주부 이모(68)씨는 얼마 전 집안일을 하다 허리를 삐끗했다. 처음엔 단순한 근육통이라고 생각해 파스를 붙이고 며칠을 버텼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는 척추 압박 골절. 뼈가 약해져 일상의 움직임에도 척추뼈가 주저앉은 것이다.

이씨는 폐경 이후 특별한 증상이 없어 골밀도 검사를 따로 받지 않았다. 병원에선 골밀도 수치가 정상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중증 골다공증 진단을 내렸다.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김범준 교수는 “척추 골절은 척추뼈가 눌리면서 납작해지는 증상”이라며 “무거운 물건을 들어 올리거나 기침을 세게 하는 작은 충격에도 뼈가 부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골다공증은 정상적인 뼈보다 구멍이 많이 난 뼈를 말한다. 골다공증이 있으면 뼈의 양이 줄어 체중이나 압력에 견디는 힘이 약해지고, 실내에서 가볍게 넘어지는 것과 같은 미약한 충격에도 뼈가 쉽게 부러진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정형외과 김중일 교수는 “인구 고령화가 심해질수록 골다공증과 그로 인한 골절은 사회 전체의 건강 문제와 직결된다”며 “골다공증은 증상 없이 뼈를 약화시키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골다공증의 주 증상은 골절이다. 척추 압박 골절, 손목 골절, 고관절 골절이 대표적이다. 골다공증은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실제 척추 골절 환자의 약 50%에서는 아무런 증상 없이 골절이 발생한다. 척추 골절이 있는 환자 중 3분의 1만 골절 진단을 받고, 나머지는 모른 채 살아간다. 키가 줄었거나 허리가 점점 구부정해지는 것도 골다공증의 간접적인 단서가 될 수 있다.

문제는 골다공증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재골절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는 점이다. 김중일 교수는 “한국인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Yonsei Medical Journal, 2019)에 따르면 첫 골절 후 5명 중 1명에서 3년 이내에 추가 골절이 발생했다”며 “골절에 대한 치료를 넘어 원인이 되는 골다공증을 관리하는 것이 재골절 예방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환자 상태와 위험도 맞춰 개별 치료

골다공증을 진단할 땐 골밀도 검사가 가장 중요한 지표다. 가장 표준적인 방법은 이중에너지방사선흡수법(DXA·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을 이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얻은 T값이 -2.5 이하면 골다공증, -1.0~-2.5면 골감소증으로 진단한다. T값은 젊은 성인의 골밀도를 기준으로 표준편차를 이용해 산출하며, 이 수치가 낮을수록 골밀도가 낮다. 특히 폐경 전후 여성이나 고령의 남성, 골다공증 골절에 대한 과거력이 있는 사람은 골밀도 검사를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다.

골다공증의 치료 목적은 골절 예방이다. 이를 위해 기본적으로 일상에서 ▶칼슘과 비타민D 섭취 ▶체중 부하 운동과 근육 강화 운동 ▶금연·절주 ▶낙상 방지를 실천해야 한다. 약물치료도 중요하다. 약물치료는 골밀도가 뚜렷하게 낮거나 이미 골다공증 골절을 겪은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골다공증 치료제는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 약이다. 이는 뼈를 파괴하는 파골세포의 기능을 억제해 뼈의 소실을 막는 역할을 한다. 최근에는 6개월에 한 번만 맞아도 되는 간편함 덕에 데노수맙이란 주사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 역시 뼈 소실을 막아 뼈를 튼튼하게 만들어 준다. 여기에 테리파라타이드처럼 새로운 뼈 형성을 촉진하는 약제도 쓰인다. 김중일 교수는 “약제가 다양한 만큼 의료진이 환자의 상황과 위험도에 맞춰 개별화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골다공증 관리법 OX

건강 식단으로 칼슘 권장량을 채울 수 있다 O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포함한 건강 식단만으로도 하루 칼슘 권장 섭취량을 달성할 수 있다. 칼슘이 많이 함유된 음식으로는 우유·치즈·요구르트 등 유제품이 대표적이다. 유제품에 포함된 칼슘은 다른 음식보다 체내로 흡수가 더 잘 된다. 유제품에는 단백질도 있어 뼈 건강에 좋다. 뼈를 통째로 먹을 수 있는 멸치, 녹색 채소, 견과류, 두부에도 칼슘이 많이 들었다.

비타민D는 음식만 잘 먹어도 충족된다 X
비타민D는 칼슘의 흡수를 증가시켜 뼈를 튼튼하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 근육의 기능을 향상시켜 신체 균형을 개선하고 낙상·골절 위험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비타민D는 햇빛 노출 후 피부에서 합성되며, 10~20%는 음식 섭취로 얻을 수 있다. 식이 섭취만으로 신체에서 필요한 만큼 충분한 비타민D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햇빛 노출이 필요하다.

단백질은 많이 먹을수록 좋다 X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면 골 소실을 최소화하고 골절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청소년기에 단백질은 뼈의 양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노년층에서도 골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인의 영양 섭취 기준에 따르면 성인의 단백질 하루 권장 섭취량은 약 0.9g/㎏이다. 다만 2g/㎏ 이상의 과다한 섭취는 신장에서 칼슘 배설을 증가시켜 오히려 뼈 건강에 안 좋을 수 있다.

체중 부하 운동은 꾸준히 해야 한다 O
건강한 뼈를 유지하려면 꾸준한 운동이 필수다. 빠르게 걷기, 조깅, 계단 오르기, 줄넘기와 같은 체중이 실리는 운동이 가장 좋다. 주 4~5일, 하루 30분 이상 할 것을 권장한다. 주 2~3회 근력 강화 운동과 매일 균형 훈련을 병행한다면 낙상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반면에 과도한 허리 굽힘이나 과격한 윗몸일으키기 등 척추에 압박을 가하는 운동은 피해야 한다.

도움말=김범준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자료=대한류마티스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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