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눈 멀쩡한데 뜨기 힘들다면 '눈꺼풀연축' 의심 [Health&…
-
6회 연결
본문
전문의 칼럼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
눈 주위 근육 반복 수축하는 질환
정기적인 보톡스 주사로 개선·관리

신현진 건국대병원 안과 교수
스마트폰과 컴퓨터 사용이 늘면서 눈의 피로를 호소하는 사람이 급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생각보다 심각한 질환이 숨어 있을 수 있다. 특히 중년 여성이 겪는 잦은 눈 깜빡임을 단순히 안구건조증이나 피로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눈은 멀쩡한데 왜 잘 못 뜨는지 모르겠다’며 답답해하다가 여러 병원을 찾아다닌 끝에 ‘눈꺼풀연축’ 진단을 받는 경우가 많다.
눈꺼풀연축은 눈 주위 근육이 환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수축하는 질환이다. 양쪽 눈이 동시에 강하게 감기면서 일시적으로 앞을 볼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초기에는 눈부심이나 눈의 불편감 정도로 시작하지만, 점차 진행되면서 눈을 뜨고 싶어도 뜰 수 없는 ‘기능적 실명’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로 인해 운전·독서는 물론이고 일상적인 보행조차 어려워질 수 있다. 주로 40~50대 여성에게서 많이 발생하며 밝은 빛이나 스트레스, 피로 상황에서 증상이 악화하는 특징이 있다.
눈꺼풀연축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눈 질환과의 감별이다. 우선 안검염이나 속눈썹 찔림 등 눈 표면을 자극하는 원인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한쪽 얼굴만 떨리고 잠잘 때도 지속되는 반측안면경련과는 구별되며, 손으로 눈꺼풀을 들어야만 눈을 뜰 수 있는 ‘눈뜨기 행위상실증’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치료의 표준은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주사다. 눈 주위의 과도하게 긴장된 근육에 극소량을 주입하면 약 3개월간 효과가 지속된다. 정기적인 시술이 필요하지만 안전성과 효과는 이미 오랜 기간 검증됐다. 보톡스에 반응하지 않는 눈뜨기 행위상실증이라면 수술적 치료를 함께 고려할 수 있다.
환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완치가 가능한가다. 눈꺼풀연축은 감기처럼 일주일 지나면 사라지는 병이 아니다. 하지만 고혈압·당뇨병처럼 꾸준히 관리해 나가면 충분히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삶의 질을 되찾는 것이 중요하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