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독재자가 뭘 두려워할까요"…짝퉁 김정은 15년, 그가 밝힌 풍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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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6월 26일(현지시간)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열린 산책 행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내는 호주인 하워드 X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흉내 내는 데니스 앨런이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제 정치 행사장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흉내 내며 주목받은 중국계 정치활동가 ‘하워드 X’가 “풍자는 변화를 이끄는 유용한 도구”라며 소신을 밝혔다.

하워드는 영국 메트로가 19일(현지시간) 공개한 인터뷰에서 “풍자와 코미디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김 위원장 흉내는 ‘이상적인 직업’”이라고 말했다.

홍콩 출신의 40대 중반 음악 프로듀서인 하워드는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 위원장을 흉내 내며 ‘가짜 정상회담’을 연출해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그는 이후 각종 정치 행사와 시위 현장에 등장하며 독재 풍자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그가 2011년 김 위원장이 후계자로 처음 등장했을 때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고 이후 정장을 입은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가짜 김정은’ 패러디 활동을 본격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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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모방하는 하워드 X(왼쪽)이 지난 2018년 6월 8일(현지시간) 싱가포르 머라이언 공원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점프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워드는 단순히 돈을 위한 활동이 아니라 ‘민주주의 수호’라는 대의를 위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내가 단지 피켓을 든 시위자였다면 무시당했을 것”이라며 “민주주의라는 대의에 시선을 끌기 위해 흉내내기를 택했는데 그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독재자들이 그토록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라며 “모든 독재자는 놀림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지적했다.

하워드는 ‘풍자의 힘’에 대해 “공격적인 시위는 반감을 살 수 있지만, 정치 사안을 농담거리로 만들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반응한다”며 “놀림당하는 사람들은 체면을 잃었다고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을 “시위자이자 정치활동가”로 규정하며 “편을 하나로 모으고, 동시에 독재 정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고 싶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서도 “현재 세계를 지배하는 두 명의 독재자”라고 표현했다.

‘가짜 김정은’ 행세로 곤욕을 치른 적도 있다. 2014년 홍콩 우산혁명 시위에 참여했다가 체포된 그는 이후 신변 안전을 이유로 호주로 이주했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 제2차 북미정상회담 당시에는 현지 경찰에 의해 추방당했고, 북한 요원들에게 미행과 폭행을 당한 경험도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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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2월 25일(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흉내 내는 호주인 하워드 X가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차로 호텔을 나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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