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1년의 시간 헛되지 않도록” KT 미남 루키 정현우의 힘찬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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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수원에서 만난 KT 신인 투수 정현우. 팔꿈치 수술을 받아 1년 늦게 데뷔하는 만큼 프로 유니폼을 입는 각오가 남다르다. 고봉준 기자
남들보다 1년이 늦었다. 그래서 입술을 더욱 앙 다물었다. 프로야구 KT 위즈의 신예 오른손 투수 정현우(19)가 힘차게 출발선을 끊는다.
인천고 3학년 정현우는 지난달 열린 2026년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8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이름만 불려도 좋다는 생각으로 TV를 지켜보던 하루. 예상보다 조금 일찍 호명되면서 새로운 미래를 그리게 됐다.
최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만난 정현우는 “정말 행복한 하루였다.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신인 드래프트를 보고 있었는데 이름이 불리더라. 지명 직후 많은 축하를 받았다”면서 “특히 우리 인천고 동기들이 대거 뽑혀 더욱 기뻤다. 투수 4명과 야수 2명이 지명됐다. 서로 축하해주면서 기쁨을 나눴다”고 활짝 웃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야구 만화를 보고 처음 공을 잡았다는 정현우는 투수와 내야수를 병행하다가 중학교 3학년이 되면서 투수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마침 코로나19 기간 키가 부쩍 커 투수로 안성맞춤인 지금의 신장(1m90㎝)이 완성됐다.

KT 선배들이 써놓은 응원 글귀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정현우. 사진 KT 위즈
시속 140㎞대 후반의 직구와 커브, 슬라이더,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정현우는 현재 고등학교 3학년이지만, 동기들보다 한 살 나이가 많다. 2023년 말 팔꿈치 수술을 받으면서 1년 유급했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2006년생 친구들이 지명 받는 장면을 지켜보며 마음을 더욱 굳게 먹었고, 올해 기량을 끌어올려 1년 늦게 프로 입성의 꿈을 이뤘다. 정현우는 “사실 올 시즌 초반 컨디션이 정말 좋았다. 수술하고 나서는 감각적인 문제가 있었지만, 올해에는 그런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면서 “다만 아쉽게도 중반부터는 제구가 잘 잡히지 않았다. 그래도 다행히 후반부 들어 영점이 잡히면서 제 실력을 냈다”고 말했다.
정현우는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호명된 키움 히어로즈 왼손 투수 정현우(19)와 동명이인이다. 이름만 같은 것이 아니라 어릴 적 인연도 있다. KT 정현우는 “리틀야구 시절로 기억한다. 인천에서 훈련하는 일정이 있었는데 그때 소속팀이 달랐던 (정)현우가 우리 집에서 함께 지냈다. 그 뒤로는 마주칠 일이 많이 없었지만, 고교 최고의 투수로 성장한 모습을 멀리서 지켜봤다”고 했다.

인천고 3학년으로 최근 신인 드래프트에서 KT의 지명을 받은 정현우. 사진 KT 위즈
당시 인연을 기억하는 키움 정현우도 친구에게 축하를 건넸다. 정현우는 “현우가 팔꿈치 수술을 받아 1년을 쉬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1년 늦게 데뷔하는 만큼 더욱 좋은 결과를 냈으면 한다”면서 “먼저 경험한 프로 무대는 역시 만만치 않더라. 나 역시 올겨울 180도 다른 사람이 되겠다는 심정으로 내년을 준비할 생각이다”고 조언을 건넸다.
KT 구단은 신체조건이 좋고, 선발투수로서의 잠재력이 있는 정현우에게 적지 않은 기대감을 걸고 있다. 아직 정식 데뷔 전이지만 스타성도 남다르다. 훤칠한 외모로 이미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정현우는 “어릴 적 수원구장을 한 번 와봤는데 KT 유니폼을 입고 찾은 오늘은 느낌이 또 다르다. 빨리 이곳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는 투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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