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갑자기 엄마만 남겨두기 싫었다"…부모·형 죽인 30대男 한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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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10일 경기 김포시 한 단독주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형 등 일가족 3명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30대 A씨가 13일 부천시 원미구 인천지방법원 부천지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 김포에서 부모와 형을 살해한 30대 남성이 법정에서 "어머니가 혼자 남겨지는 게 싫었다"며 범행 동기를 밝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재판장 여현정)는 살인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A씨에게 "형과 아버지에 이어 어머니까지 살해하기에는 시간이 꽤 있었는데 범행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 A씨는 "갑자기 어머니만 혼자 계시면 너무 힘들어하실 것 같아서, 이 가족이 다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며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울분은 없었다"고 했다.
이어 "대학 입학 후 계속 홀로 지내다가 어머니의 권유로 최근 가족과 함께 지내게 됐다"며 "어머니와 아버지는 저를 걱정했지만 형은 항상 저를 폭력적으로 대했다"고 말했다.
A씨는 "저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는데 (형이) 계속 폭력적으로 해결을 하려고 하니까 분이 터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 검찰은 A씨에 대해 "사회로부터 영구적으로 격리돼야 한다"며 사형을 구형했다. 이와 함께 10년간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요청했다.
A씨 측 변호인은 "A씨가 오랜 기간 홀로 컴퓨터 영상 등을 탐닉하다 보니 치료를 받은 적은 없으나 정신적 질환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이 후회하고 있고, 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점 등을 참작해달라"고 했다.
A씨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26일 있을 예정이다.
A씨는 지난 7월 10일 오전 11시쯤 김포시 하성면 자택에서 60~70대 부모와 30대 친형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프리랜서 웹 프로그래머로 일하던 A씨는 최근 수입이 끊겨 6월부터 가족과 함께 거주해왔다. A씨는 사건 당일 어머니가 눈물을 흘리며 걱정하자 '쉬고 있는데 왜 귀찮게 하느냐'는 생각에 화가나 맨손으로 벽을 치고 어머니의 머리를 때렸다.
손을 다친 A씨는 119 구급대에 의해 형과 함께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형이 "“다시 그러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하자 말다툼을 벌이고 곧장 귀가했다. 귀가 과정에서 A씨는 휴대전화로 '정신병', '살인' 등을 검색해 관련 기사를 읽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A씨는 집에서 컴퓨터를 하던 형의 뒤로 다가가 흉기로 살해했고, 이를 목격한 아버지, 2시간 뒤 귀가한 어머니까지 차례로 살해했다. 경찰은 다음 날인 11일 현관 앞에서 혈흔을 발견한 지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A씨를 긴급 체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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