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민자, 할랄푸드, 틱톡...강남좌파 맘다니가 뉴욕을 장악한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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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시 시장 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치 신인인 조란 맘다니(33) 민주당 후보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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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민주당 후보가 지난 19일 뉴욕에서 열린 '더 코스트 오브 리빙 클래식' 축구 토너먼트 참석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 “앤드루 쿠오모 전 뉴욕주지사(무소속) 등을 상대로 두 자릿수 격차를 유지한 채 선거일(11월 4일)을 맞는다면, 맘다니는 뉴욕 최초의 무슬림 시장이자 100년 만에 가장 젊은 시장이 된다”고 보도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맘다니는 지난 6월 민주당 경선에서 거물 정치인인 쿠오모 전 주지사를 꺾고 후보직을 차지하면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뉴욕의 젊은 유권자들과 이민자들의 공공주택 임대료 동결, 2030년까지 최저시급 30달러(약4만 2000원) 인상, 무상버스·보육 등의 공약에 호응하면서다.

WP는 “‘뉴욕을 더 안전하고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한 시장 후보는 맘다니가 처음이 아니다”면서 “‘맘다니 돌풍’은 뉴욕의 살인적인 생활비와 뉴욕의 인구 구성이 근본적으로 재편된 현실 속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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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티티아 제임스 뉴욕 법무장관이 13일 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 시장 후보를 위한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맘다니는 우간다에서 인도계 무슬림 부모 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온 이민자 출신이다. WP에 따르면 과거 아일랜드·이탈리아·유대계 중심이었던 뉴욕의 이민자 커뮤니티는 라틴계·남아시계 이민자들이 점차 다수를 차지하는 구조로 변하고 있다. 캠프 슬로건도 맘다니가 이민자 출신임을 부각한 “우리의 시대가 왔다”이다.

뉴욕에 새로 정착한 이민자 대다수에겐 당연히 높은 수준의 물가가 가장 큰 고민거리다. WP는 “새로 뉴욕에 유입된 이민자 중 다수는 그의 무슬림 정체성과 이민자란 배경에 공감한다”며 “그들은 동시에 폭등하는 주거비와 보육비로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맘다니가 이민자 출신이긴 하지만 엘리트 정치인이라는 점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부친은 컬럼비아대 교수, 모친은 상업적으로 성공을 거둔 세계적인 영화감독이다. 그는 맨해튼의 사립학교를 거쳐 메인 주의 명문사립대인 보든 칼리지에서 수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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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가 지난달 29일 뉴욕 190번가 지하철 플랫폼에서 언론과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맘다니가 인스타그램과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유세 활동에 나선 것도 돌풍을 일으킨 요소로 분석된다. 그는 1분 내외의 짦은 영상을 통해 자신의 공약을 홍보하는 영상을 올린다. 올해 1월 뉴욕 코니아일랜드 바다에 정장을 입고 뛰어들며 ‘임대료 동결 공약’을 내세운 영상은 틱톡에서 조회수 100만회 이상을 기록했다. 얼음장같이 찬 바다에 몸을 던지는 퍼포먼스와 자신의 주요 공약을 ‘freeze’라는 단어로 연결시켰다.

그는 같은 달엔“할랄플레이션(halaflation)을 사라지게 하겠다”는 취지의 영상을 올렸다. 뉴욕시의 할랄음식(무슬림 율법에 따라 허용된 음식) 푸드트럭 영업 허가가 제한적이어서 업체들이 이미 허가증을 갖고 있는 중개업체에 최대 2만 달러(약 2800만원)를 지불하고, 이는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는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이 영상도 틱톡에서 100만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

WP는 그럼에도 맘다니가 무슬림 출신이라는 점은 일부 유대인 유권자에겐 달갑지 않은 요소라고 덧붙였다. 맘다니는 가자전쟁을“집단학살”이라고 규정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지속적으로 드러내 왔다. 뉴욕은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은 유대인이 거주하고 있는 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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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란 맘다니 민주당 뉴욕시장 후보(오른쪽)가 16일 뉴욕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무소속 후보인 앤드류 쿠오모 전 뉴욕 주지사와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아울러 맘다니의 공직 경력이 4년간 퀸즈 주의원으로 활동한 것 뿐이어서 30만 명의 공무원과 1120억 달러(약 159조원) 규모의 시 예산을 맡겨도 될지에 대한 의구심도 들게 한다고 WP는 덧붙였다. 무상버스·보육 서비스 공약도 민주당 소속인 캐시 호컬뉴욕주지사조차 반대하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게 WP의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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