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한국 꺾었던 모로코, U-20 월드컵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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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20세 이하 월드컵을 제패한 모로코 축구대표팀 선수들. [AFP=연합뉴스]

북아프리카의 모로코가 2025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첫 우승을 차지하며 모로코 축구의 ‘황금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모로코는 20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대회 결승전에서 아르헨티나를 2-0으로 꺾었다. 모로코 공격수 야시르 자비리(20)가 전반 12분 왼발 프리킥으로 선제골을 터뜨린 데 이어, 전반 28분 역습 찬스에 왼발 발리슛으로 추가골을 터뜨렸다.

모로코 주장인 공격수 오트만 마암마(20·왓포드)가 골든볼(최우수선수)을 차지했고, 결승전 2골의 주인공 자비리는 공동 득점왕(5골)과 함께 실버볼(최우수선수 2위)을 품에 안았다. 앞서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모로코가 한국을 2-1로 꺾고 8강에 오를 때도 마암마와 자비리가 2골을 합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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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볼을 수상한 마암마(가운데)와 실버볼을 품에 안은 자바리(왼쪽). [AFP=연합뉴스]

모로코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부터 멕시코, 스페인, 브라질을 연파했고, 준결승전에서는 자신들을 44년간 식민 지배했던 프랑스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결승에 올랐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이 대회 최다 우승국(6회) 아르헨티나마저 꺾었다.

결승전 중계의 해설을 맡은 김환 해설위원은 “모로코는 점유율은 내주되 역습에 최적화한 팀이다. 같은 나잇대보다 개인 능력에서 앞서는 마암마와 자비리가 이런 전술을 정확히 이행했다”며 “4-4-2포메이션이지만 수비 때 아예 내려서는 대신 어느 정도 앞선에서 압박해 공을 빼앗았다”고 설명했다. 결승전 볼 점유율(23-67, 10은 중립경합)도 모로코가 뒤졌다.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에서 사상 처음 우승했지만, 사실 모로코는 최근 급부상한 세계 축구의 신흥 강호다. 모로코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아프리카 국가 최초로 4강에 진출했다. 지난 9월에는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먼저 2026 북중미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는데, 지역 예선에서 8전 전승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A매치 16연승을 달렸는데, 이 역시 신기록이다. 2024 파리올림픽에서는 남자축구 동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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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우승에 기뻐하는 모로코 국민들. [신화=연합뉴스]

막대한 투자에 따른 결과다. 1998 프랑스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모로코는 그간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다. 모하메드 6세 국왕과 푸지 렉자 모로코왕립축구연맹 회장 주도로 1300만 유로(215억원)를 투입해 ‘모하메드 6세 풋볼 아카데미’를 만들었다. 결승전 2골의 주인공 자비리가 이곳 출신이다.

또 유럽의 자국 출신 이민자 선수를 대거 영입했는데, 아치라프하키미(PSG)가 대표 사례다. 모하메드 6세 국왕은 2009 U-20 월드컵에서 아프리카 최초로 우승한 대륙 ‘라이벌’ 가나와 어깨를 나란히 한 모로코 U-20팀에 대해 “아틀라스의 사자들의 영웅적 여정”이라고 치하했다.

다만, 높은 청년 실업률(35.8%)에도 올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과 2030년 월드컵 공동개최 등 축구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는 정부를 향해 젊은 Z세대가 퇴진 요구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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