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회장 3주년 이재용 ‘이건희 위크’ 조용히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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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골프 회동을 마치고 돌아온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아버지인 이건희 선대회장의 5주기를 기리는 주간에 들어간다. 공개적인 메시지 대신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다. 연말 인사철을 앞두고 ‘실용주의’ 경영에 속도를 낸다.

20일 새벽 귀국한 이재용 회장의 주간 일정은 ‘이건희 위크(week)’다. 이 회장은 당장 이날 오후 경기도 용인 삼성전자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이 선대회장의 5주기 추모 음악회에 참석했다. 음악회에는 이 회장을 비롯해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 등 유족과 사장단, 신임 임원 부부, 관계사·협력사 직원 등 900여명이 함께했다.

이 선대회장의 기일 하루 전날인 24일에는 경기도 수원 선영에서 5주기 추도식을 갖는다. 추도식에는 유족과 삼성 사장단이 참석해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릴 예정이다. 이 회장은 통상 추도식 후 사장단과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오찬을 함께했다. 27일은 이 회장 본인의 회장 취임 3주년, 11월 1일은 삼성전자 창립기념일이지만 모두 별다른 행사는 없을 예정이다. 삼성가(家)의 이 선대회장 추모 분위기는 다음 달 8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열리는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로 이어진다.

이 회장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건과 관련해 지난 7월 대법원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장기간 지속된 사법 리스크(위험)에서 벗어났지만, 이후로도 전면에 나서는 대신 정중동(靜中動) 기조를 유지해왔다. 회장 취임 후 줄곧 “실력과 실적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 웨이』를 쓴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라’는 발언이 대표하는 ‘메시지 경영’의 상징이었다면, 이 회장은 신중한 가운데 내실을 다지는 실용주의 리더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승어부(承於父·아버지를 뛰어넘는다)’를 위한 삼성의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다. 이 회장은 7월 이후 미국·유럽·일본을 잇달아 돌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회동했고 최근 테슬라·애플 칩 수주 등 성과도 나고 있다. 이에 올 연말 정기 인사에서 이 회장의 실용경영 색깔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 주도권 회복과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강화 등을 목표로 인사 폭을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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