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한 남성이 패스트푸드점 블라인드 줄을 코 속에 넣는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X 캡처

공공장소에서 '민폐 행위'를 한 뒤 소셜미디어(SNS)에 올리는 행위가 최근 일본 청소년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패스트푸드점 블라인드 줄을 코에 넣었다 빼는 모습이 널리 퍼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교토신문은 최근 교토 시내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젊은 남성이 매장 비품의 일부를 코에 넣고 장난치는 영상이 X에 올라오면서 비위생적인 행동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가 된 영상을 보면 한 남성이 패스트푸드점 블라인드 높이를 조절하는 하얀 줄을 자신의 콧구멍에 넣는다. 눈을 떴다, 감았다 하며 소리를 내기도 한다. 약 10초짜리 영상은 지난 15일부터 X를 통해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로 번졌다.

일본 네티즌들은 "이게 뭐가 재밌냐", "비상식적이다"같은 비난을 쏟아냈다. 과거 일본에서 사회적 현상으로 떠올랐던 "'바캇타(SNS에 장난 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의 재현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왔다.

바캇타는 '바보'를 뜻하는 일본어 '바카'와 '트위터'를 합성한 단어로, SNS에 비상식·비도덕·비위생적인 장난이나 범죄행위를 올려서 스스로 논란을 일으키는 사람을 뜻한다.

2013년 일본의 한 편의점 점주의 아들이 편의점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몸을 넣은 사진을 "오늘 더워서 시원하게 한 컷"이라는 글과 함께 SNS에 올려 편의점 본사가 해당 점포를 영구 폐점시킨 일이 대표적이다.

일본에서 논란이 된 '바캇타' 행동. 2013년 한 편의점 점주 아들이 편의점 냉장고 안에 들어가 있는 모습을 찍어 올린 뒤 해당 편의점이 영구 폐쇄됐다. 커뮤니티 캡처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문제의 남성이 세이카가쿠엔 고등학교 재학생이라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세이카가쿠엔 고등학교는 사실 확인 끝에 영상 속 남성이 재학생이라는 점을 공식 확인하고 16일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했다.

사과문에는 "해당 학생의 행동은 매장의 기물을 더럽히는, 극히 민폐적이고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 학생 본인은 깊이 반성 중이며, 보호자 동반으로 해당 매장에 직접 사죄했다. 본교는 이번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이며, 관계자에 대한 사과와 함께 엄정한 지도를 하겠다. 또,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공중도덕과 공공매너 교육을 다시 철저히 해 재발 방지에 힘쓰겠다. 관계자 여러분께 큰 걱정과 불편을 끼친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패스트푸드점 측은 "매장의 프라이버시 때문에 언론 질의에 답하지 않는다"며 손해배상이나 경찰 신고 여부도 공개하지 않았다.

일본 초밥 체인점 쿠라스시에서 한 여학생이 맨 손으로 초밥을 만지는 영상을 올려 논란이 됐다. 유튜브 캡처

최근 일본에서는 이 같은 청소년들의 '바캇타' 행위가 다시 유행하고 있다. 지난 14일에도 일본 대형 회전초밥 체인 쿠라스시에서 여고생이 회전대 위 초밥을 맨손으로 만지고 간장병 입구를 혀로 핥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퍼지면서 쿠라스시가 "경찰과 협의해 엄정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