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글로벌 기업, 트럼프 관세 후폭풍…재정적 타격 350억 달러 이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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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관세 정책으로 전 세계 주요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350억 달러(약 50조원)가 넘는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 비용이 소비자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경제에 그림자를 드리울 것이란 분석이다.
21일 로이터통신이 올해 7월 중순부터 9월 말까지 전 세계 60여 개 주요 기업이 내놓은 공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다. 이들 기업은 미 관세로 올해 210억~229억 달러, 2026년에는 150억 달러가량 피해를 볼 것으로 추산됐다. 수입 원가 상승과 공급망 재편, 재고 관리 등 비용을 포함한다. 이는 지난 5월 로이터가 예상한 금액(340억 달러)보다 소폭 늘었는데, 기업마다 희비가 엇갈렸다.
자동차 업체의 부담이 특히 컸다. 일본 토요타(약 95억 달러), 미국 포드(30억 달러)는 물론 폭스바겐·스텔란티스 등 유럽 완성차업체도 손실이 수십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기업은 생산기지를 옮기는 등 대미 투자를 늘려 관세 부담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이 역시 상당한 비용이 든다.
스텔란티스의 안토니오 필로사 최고경영자(CEO)는 “관세는 더 이상 예측 불가능한 리스크가 아니라 관리해야 할 사업 방정식의 또 다른 변수”라고 말했다. 이 기업은 4년간 미국에 13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다만 로이터는 “유럽연합(EU)·일본 등이 미국과 무역 협정을 체결한 이후, 많은 기업이 이전 최악의 (비용 부담) 전망치를 낮췄다”고 분석했다. 프랑스 주류업체 레미코앵트로·페르노리카, 일본 소니 등이 해당한다.
추가 관세로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골드만삭스는 관세 비용의 55%를 미국 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거라고 예상했다. 미국 기업(22%), 해외 수출업체(18%)보다 훨씬 부담이 크다. 의류업체 H&M의 다니엘 에르버 CEO는 “관세는 매출 총이익뿐 아니라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친다”며 “가격 인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기 둔화 우려도 함께 짙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연 3.2%로 예상했는데, 코로나19 이전(연평균 3.7%)에 못 미친다. 내년엔 더 둔화(3.1%)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관세 충격은 이미 대미 수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날 국정감사에서 “미국의 관세 영향이 확대되며 수출 둔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날 관세청에 따르면 철강·기계류·자동차(부품 포함)를 중심으로 이달 1~20일 대미 수출이 전년 대비 24.7% 급감했다. 조업일수 감소에 더해 미국 관세 충격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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