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PGA 4승 김시우, 9년만에 국내 KPGA 대회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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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우가 지난 11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벌어진 PGA 투어 베이커런트 클래식에서 샷을 하고 있다. 김시우는 지난 시즌 페덱스랭킹 32위, 올해는 37위를 기록했다. [AFP=연합뉴스]

김시우(30)가 23일 충남 천안 우정힐스 골프장에서 개막하는 DP월드투어 겸 한국남자프로골프(KPGA) 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4승의 김시우는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 아담 스콧(호주),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다음으로 경력이 화려하다.

정작 한국 팬들에게 김시우는 낯설다. 그는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전혀 하지 않았다. 어려서부터 골프 천재로 이름을 날렸던 그는 17살 고등학생이던 2012년에 PGA 투어 퀄리파잉(Q)스쿨에 응시해 합격했다. 하지만 그게 고난의 시작이었다. 만 18세가 돼야 정회원 자격을 받는다는 사실을 몰랐다. 18세가 될 때까지 2부 투어에, 그것도 월요예선을 통과해야 대회에 출전할 수 있었다. 18세 생일이 지나고 PGA 투어 대회에 나갔지만 모두 컷 탈락했다.

2016년 PGA 투어 무대로 복귀한 김시우는 윈덤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하지만 대회 기간이 리우올림픽과 겹쳐 주목받지 못했다. 그해 10월에는 KPGA 투어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에 참가해 2위를 했지만, 이 또한 많은 이의 기억에 남지 않았다. 김시우가 국내에서 열린 KPGA 대회에 마지막으로 참가한 게 이 대회였다. 이후 PGA 투어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국내 팬들의 관심은 많지 않았다.

표정 등 리액션이 적은 탓도 있다. 2017년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 때도 김시우는 얼굴에 감정을 드러내지 않았다. 너무 일찍 투어카드를 받는 바람에 겪은 10대 시절의 고생 때문인 듯하다. 현재의 그는 다르다. 2022년 말 한국 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스타 오지현과 결혼한 뒤 여유가 생겼고 밝아졌다. 오지현은 “10대 때 장난꾸러기 모습이 돌아왔다”고 했다. 뛰어난 실력은 여전하다.

김시우는 손에 꼽는 볼 스트라이커다. PGA 투어 통계 전문가들은 “만약 김시우가 퍼트를 중간 수준만 했어도 메이저 우승 등 최소 10승은 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과장이 아닌데, 올 시즌 PGA 투어 타수 이득(SG) 통계의 티투그린(tee to green) 부문 6위다. 퍼트를 제외하고 티샷부터 그린까지 모든 기술을 보여주는 통계다. 티샷(+0.310, 34위), 아이언샷(+0.423, 28위), 그린 주위 쇼트게임(+0.350, 12위) 부문에서도 상위권이다. 매 라운드 PGA 투어 평균보다 1.08타를 더 잘 치는 셈이다. 이 통계에서 그에 앞서는 선수는 스코티 셰플러, 리코 호이, 토미플리트우드, 콜린 모리카와, 러셀 헨리뿐이다.

김시우는 장타자가 아니지만 드라이브샷이 정교하고 다양한 구질의 아이언샷을 구사한다. 특히 페어웨이에서 드라이버로 치는 샷은 투어에서 최고로 꼽힌다. 그의 정교한 볼 스트라이킹 능력을 증명한다. 쇼트게임 역시 최고 수준이다.

대회장인 우정힐스는 김시우와 특별한 인연이 있다. 14살이던 2009년 처음 참가한 프로대회(코오롱 한국오픈)가 이곳에서 열렸다. 김시우는 “처음 참가한 프로대회 코스라 우정힐스는 기억이 생생하다. 티샷을 똑바로 쳐야 하고 아이언을 잘 쳐야 하는 코스”라고 기억했다. 드라이버를 정확하게 치고 아이언을 정교하게 구사하는 것, 바로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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