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아이랑GO] 산림교육 곁들이면 온 가족 더 즐거운 가을 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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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심심해~”를 외치며 꽁무니를 따라다닌다고요? 일기쓰기 숙제하는데 ‘마트에 다녀왔다’만 쓴다고요? 무한고민하는 대한민국 부모님들을 위해 ‘소년중앙’이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말 아이랑 뭘할까, 고민은 ‘아이랑GO’에 맡겨주세요. 이번엔 가을에 온 가족이 함께하기 좋은 산림교육에 대해 알아봐요.

변우빈(경기도 화남초 6)·박건우(경기도 판교초 5)·정서우(서울 고명초 5)·김민영(충북 충북여중 1·왼쪽부터) 학생기자가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을 찾아 산림교육에 대해 알아봤다.
산과 숲 교실 삼아 체험·탐방·학습 '산림교육'
‘산림교육의 활성화에 관한 법률'(산림교육법)에 따르면 산림교육이란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체험·탐방·학습함으로써 산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산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도록 하는 교육을 말한다. 아동·청소년의 경우 산림교육은 신체 면역력 향상, 환경 감수성 증진, 심리 안정, 사회성 발달 등에 효과가 있다.
산림청이 인증하고 홈페이지에 공개한 산림교육 프로그램은 2025년 8월 기준 364개 프로그램에 달한다. 목적에 따라 교육 대상이 유아·초등학생·중학생·가족 등 차이가 있으며, 지역별 특성에 따라 숲 탐방부터 동물·식물·곤충 관찰, 목공이나 한지 만들기 체험까지 다양하다. 전국 각지에서 프로그램이 진행돼 원하는 장소와 프로그램을 골라서 참여할 수 있다.

잣향기푸른숲은 다양한 생물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하다. 사진은 참새목 솔딱새과에 속하는 딱새. ⓒ국립생물자원관
소중 학생기자단은 경기도 잣향기푸른숲을 찾아 두 개의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체험해 보기로 했다. 축령산과 서리산 자락 해발 450~600m에 위치한 잣향기푸른숲은 경기도에서 운영하고 경기도산림환경연구소에서 관리하는 숲으로,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하기 위하여 향기·경관 등 산림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조성한 치유의 숲이다.
또 삵·담비·족제비·다람쥐·청설모·고라니·노루·멧돼지 등 포유류, 털발말똥가리·청딱따구리·박새·딱새·곤줄박이·동고비 등 조류, 청띠신선나비·대왕나비·은판나비·호랑나비·산제비나비·네발나비 등 나비류, 참나무산누에나방·왕갈고리나방·주홍박각시·대만나방 등 나방류, 남생이무당벌레·하늘소·멋쟁이딱정벌레·길앞잡이 등 딱정벌레류 등 여러 생물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가장 큰 특징은 수령(樹齡) 80년 이상인 5만여 그루의 잣나무가 153ha 도유림에 살고 있는 전국 최대의 잣나무 조림지라는 것. 그래서 사시사철 초록잎을 볼 수 있고, 은은한 잣나무향을 맡을 수 있다. 덕분에 산림청 100대 명품숲 중 하나로 지정되기도 했다.
김민영·박건우·변우빈·정서우 학생기자는 먼저 김종철 1급 산림치유사와 함께 무장애나눔길(데크로드)가 포함된 약 1.3km 길이의 잣향기 피톤치드길을 걸으며 ‘잣향기 솔솔 우리사이 술술’에 참여했다.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네 사람은 소년중앙 학생기자단 활동으로 서로의 얼굴은 알지만, 선뜻 마음을 열고 다가가기에는 다소 서먹서먹한 사이라 선택했다.

설치류·조류 등을 사냥하는 식육목 고양잇과의 삵은 잣향기푸른숲의 포식자이다. ⓒ국립생물자원관
김 산림치유사가 잣향기피톤치드길 초입에 들어 “숲에 오니 느낌이 어때요”라고 묻자 민영·서우 학생기자는 “시원하고 좋아요”라고 말했고, 평소 새를 좋아하는 건우·우빈 학생기자는 “새가 많을 것 같아요”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울창한 숲에는 나무가 뿜어내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인 피톤치드(phytoncide)가 많아요. 피톤치드는 여러분의 후각을 자극해 몸과 마음에 쾌적감을 증진시키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죠.”
‘잣향기 솔솔 우리사이 술술’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신의 스트레스를 자각하고, 긍정적 마음가짐을 갖도록 도와주는 여러 치유 활동이 이뤄진다. 첫 번째는 긴장을 풀고,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숲에서 목청껏 소리를 지르는 활동이다. 등산객이 없는 구간으로 이끈 김 산림치유사는 “동심으로 돌아가서 여러분이 어렸을 때 좋아했던 만화 캐릭터의 이름을 허공에 크게 외쳐봅시다. 저는 어릴 때 ‘소년중앙’에서 연재하던 만화 ‘로봇 찌빠’를 정말 좋아했어요”라며 두 손을 입 근처에 모으고 “로봇 찌빠야, 잘 있니~!”라고 소리쳤다.
그의 시범을 본 민영·건우·우빈·서우 학생기자는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지만 처음에는 주저했다. 하지만 김 산림치유사의 거듭된 요청에 하나둘씩 “스펀지밥, 잘 있니!” “뽀로로야, 잘 있니!”라고 허공을 향해 큰소리로 외치기 시작했다. 이렇게 쑥스러움을 극복하고 긴장을 푸는 과정을 거치니 서로 서먹했던 마음이 가셨다. 억눌린 감정이나 스트레스를 소리 지르기를 통해 표출함으로써 심리적 긴장을 풀고 답답함을 해소하는 것이다.

잣향기푸른숲에 서식하는 산초나무. 한국·중국·일본에 분포하며 잎·열매를 향신료로, 열매는 약용한다. ⓒ국립생물자원관
두 번째 활동은 숲속에서 들리는 새소리를 통해 배우는 신중한 의사표현의 중요성이다. “눈을 감고 귀에 들리는 새소리에 집중해 보세요”라는 김 산림치유사의 말에 어느새 조용해진 소중 학생기자단. 집중해서 들으니 숲을 가득 메운 매미 소리 사이로 새들의 목소리를 구분할 수 있었다.
“지금 주변에 두 마리의 새가 서로를 향해 지저귀고 있어요. 우리는 흔히 새들이 지저귄다고 표현하지만, 사실 그 내용은 ‘내 영역에 들어오지 마’ ‘내 짝은 어디에 있을까’ ‘이건 내 먹이야’ 등 명확한 의사 표현이에요. 여기서 새들에게 배울 점이 있어요. 새들은 경고의 의미로 지저귀지만, 인간의 귀에는 예쁜 소리로 들리죠. 우리는 누군가와 다툴 때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쏟아내기도 하는데, 다른 사람과 잘 소통하고 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려면 화가 나도 상대방이 최대한 상처받지 않는 말을 하는 게 중요해요.”
산림교육 프로그램은 숲이 주 무대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숲의 생태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 잣나무길을 걷던 김 산림치유사가 길바닥에 있던 질경이를 가리켰다. “질경이의 씨앗에는 끈적한 성분이 있어서, 동물이나 사람이 밟으면 그들의 발에 붙어서 씨앗이 퍼져요. 숲에 있는 모든 생명체는 이처럼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을 치는 위대한 존재죠.”

소중 학생기자단이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잣향기 솔솔 우리사이 술술’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세 번째 활동은 두 팔을 펼치고 음악을 들으면서 숲속을 나는 새가 된 것처럼 일렬로 신나게 뛰는 것이다. 숲의 맑은 공기를 마시면서 함께 달리니 전에 없었던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 초반에는 쭈뼛쭈뼛했던 소중 학생기자단은 서로 장난을 치며 웃을 정도로 친해졌다. 허공을 향해 소리치면서 마음속 응어리를 털어내고, 원활한 관계 유지를 위한 소통 방법도 배운 민영·건우·우빈·서우 학생기자는 두 번째 산림교육 프로그램인 ‘잣티어링’을 시작했다.
자연 그대로의 산야(山野)에서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일정한 중간 지점을 통과하여 목적지에 빨리 도달하는 것을 겨루는 경기를 오리엔티어링이라 한다. ‘잣티어링’은 오리엔티어링에 잣향기푸른숲을 상징하는 ‘잣’을 합성한 이름이다. 참여자는 산사태나 홍수를 막기 위해 조성된 사방댐(沙防dam)과 각각의 QR 코드가 부착된 10개의 지점을 무대로 지도를 보며 스스로 각 지점을 찾아다니며 미션을 수행해야 한다. 지점에 도착할 때마다 QR코드를 휴대전화 카메라로 스캔하면 미션을 확인할 수 있다. 1번부터 10번까지 순서대로 가지 않아도 되지만, 2시간 이내에 모든 미션을 다 마무리해야 한다.

‘잣티어링’ 10개의 지점에서는 해당 지점 미션을 QR코드로 알려준다.
모든 지점이 표시된 잣향기푸른숲 지도를 살펴보며 고민을 거듭하던 민영·건우·우빈·서우 학생기자는 일단 사방댐에서 미션을 시작한 뒤, 부근에 있는 8번 지점에 가보기로 했다. 사방댐에 도착하자 발견한 QR코드를 스캔하자 ‘참가자들이 공중부양한 사진을 찍으세요’라는 미션이 나왔다. 쉬워 보이지만 네 사람이 같은 타이밍에 뛰어야 하므로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 미션이다. ‘하나, 둘, 셋!’ 구령에 맞춰 허공을 향해 펄쩍 뛰어오르기를 반복하던 소중 학생기자단은 네 번의 시도 끝에 네 사람의 다리가 모두 허공에 뜬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이제 다음 지점으로 가보자.” 또다시 지도를 펼쳐 들고 머리를 맞댄 소중 학생기자단. 사방댐 근처 8번 지점에 가서 QR코드를 조회하자 ‘서로 협력해 멋진 탑을 쌓으세요’라는 미션이 나왔다. “탑이라니, 무슨 탑을 쌓아야 하는 걸까?” 고민하던 우빈 학생기자에게 민영 학생기자가 “주먹을 쥐고 엄지손가락만 펼쳐서 서로 연결하는 건 어때?”라고 말했다. 이렇게 순식간에 4개의 손을 포갠 탑이 완성됐다. 막연하게만 느껴지던 미션도 서로 힘을 합치니 어려울 게 없어진다. 신나게 웃고 떠드느라 2시간 안에 10개의 지점을 모두 통과하는 건 실패했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우정을 쌓을 수 있었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에서는 산에서 오감을 여는 훈련이 많다. 사진은 숲 속의 새소리를 듣고 있는 소중 학생기자단
등산과 산책의 장소로만 주로 인식되는 산과 숲은 산림교육의 주제와 성격에 따라 내 마음을 치유하는 공간도 될 수 있고, 생태학습의 장이나 오리엔티어링의 무대도 될 수도 있다. 우리 가족은 숲에서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까. 우리 동네 주변에서 운영 중인 산림교육 프로그램을 찾아보자.
전국의 산림교육 프로그램
산림청 홈페이지(www.forest.go.kr)에서는 산림청 인증을 받은 전국 각지의 산림교육 프로그램 목록을 살펴볼 수 있다. 프로그램별로 운영하는 지역, 교육 대상의 연령, 프로그램 내용이 다르다.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하기 좋은 지역별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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